6월 / 김용택 6월 /김용택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 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창가에 .. 시.. 2010.06.23
초여름 숲처럼 초여름 숲처럼 - 문정희 나무와 나무 사이엔 푸른 하늘이 흐르고 있듯이 그대와 나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신전의 두 기둥처럼 마주 보고 서서 영원히 하나가 될 수 없다면 쓸쓸히 회랑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오늘 저 초여름 숲처럼 그대를 향해 나는 푸른 숨결을 내뿜을 수밖에 없다. 너무 가까.. 시.. 2010.06.17
번지다는 것 번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이 녹슨 철길 너머로 봄풀 번지듯 건너오는 것이 보이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것 산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 번져서 푸르거나 붉게 물든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내게로 시간차 없이 건너온다는 것 혀의 아래쪽이 때때로 마른다는 것 봄풀 속.. 시.. 2010.06.05
숨기고 싶은 그리움 - 한용운 숨기고 싶은 그리움 - 한용운 숨기고 싶은 그리움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 같은 호기심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 시.. 2010.06.02
유월이 오면 유월이 오면 도 종 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많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 시.. 2010.06.02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돋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시.. 2010.05.27
꽃잎 인연 / 도종환 꽃잎 인연 / 도종환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 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 시.. 2010.05.27
사랑이 올 때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고 술 마실 때 취해 쓰러지는 걸 염려치 않고 사랑이 올 때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으리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 가는 걸 아파하지 않으리 오늘같이 젊은 날 더 이상 없으리 아무런 기대.. 시.. 2010.05.27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지는 꽃은 욕심이 없다 저녁 바람이 라일락 나뭇잎을 일제히 뒤집는다 일이 잘 안풀려 마음이 복잡해지고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면 나는 창가로 간다 그리고 창밖의 나무들을 오랫동안 쳐다 본다 아름다운 꽃들은 지고 없다 꽃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견뎌온 나날들을 생각하며 나무는 바람 속에서 얼.. 시..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