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이 녹슨 철길 너머로 봄풀 번지듯
건너오는 것이 보이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것
산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 번져서 푸르거나 붉게 물든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내게로 시간차 없이 건너온다는 것
혀의 아래쪽이 때때로 마른다는 것
봄풀 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젖어있다는 것
마른다는 것이나 젖은 것도
다 번지는 것 속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번진다는 것
때로 아픈 것이다.
번진다는 것/문정영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 김용택 (0) | 2010.06.23 |
---|---|
초여름 숲처럼 (0) | 2010.06.17 |
숨기고 싶은 그리움 - 한용운 (0) | 2010.06.02 |
유월이 오면 (0) | 2010.06.02 |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0) | 2010.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