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꽃잎 인연 / 도종환

추억66 2010. 5. 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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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인연 / 도종환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 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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