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전혜린 그리움은 ...전혜린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아무리 네가 가까이 있어도 너는 충분히 실껏 가깝지 않았다 더욱 더욱 가깝게 거리만이 아니라 모든게 의식까지도 가깝게 가고 싶었던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 ... 전혜린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 시.. 2009.06.28
6월 / 이외수 6월 / 이외수 바람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 시.. 2009.06.22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읍니다 아,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읍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읍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 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읍니다. 날카로운 첫 kiss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 시.. 2009.06.01
노무현전대통령과 연탄재 고마워요, 노무현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미친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내렸어요, 뛰어내려 으깨진 붉은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 시.. 2009.05.30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은 정말 일어난다는 것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교실은 노인의 발치라는 것을 어렸을 때 여름날 밤 아버지와 함께 동네를 걷던 추억은 일생의 지주가 된다는 것을 삶은두루마리 화장지 같아서 .. 시.. 2009.05.29
곁에 없어도 ...조병화 곁에 없어도 ...조병화 물에 비치다 떠가는 구름 처럼 마주 비치다 떠가는 빈 자리 아, 아름다움아 두고 가는 마음아 헤여짐이 있는 곳에 사람이 사옵니다 하늘에 물 고여 있듯이 그 눈에 물 고여 있습니다 하늘에 그리움 고여 있듯이 그 있음에 그리움 고여 있습니다 길을 다하여 먼 날 우리 서로 같이 .. 시.. 2009.05.29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 문경찬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말라버린 나무가지에 새순을 돋게 하는 일이며 예쁜 장미꽃 한송이를 피워내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소년은 청년이 돼가는 일이며 청년은 중년이 돼가는 일이고 중년은 노인이 돼가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어느 날 .. 시.. 2009.03.11
봄날에 쓰는 편지 봄날에 쓰는 편지... /윤석주 눈시울 붉어지는 그리움 때문에 바람은 묵은 가지를 흔들 것이다. 메마른 가슴으로 사랑을 얘기할 수 없어 하늘은 재잘재잘 봄비를 또 뿌릴 것이다. 그러면 뭔가 알겠다는 듯이 잠을 자던 느티나무가 몸을 몇 번 뒤척이다가 드디어 새 이파리를 밀어 올릴 것이다. 돌각담 .. 시.. 2009.03.10
다시 눈이 내리면 - 백창우 다시 눈이 내리면 - 백창우 눈이 내리면 다시 첫눈이 내리면, 나는 길을 떠날거야 이 세상 아무것도 몸에 지니지 않은 채 나비의 잠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그리운 나라 찾아갈거야 여기는 내가 머물 곳이 아니야 여기는 나같이 꿈뜬 사람이 살만한 데가 아니야 사는 게 익숙해질 때 쯤이면 어느 사이 생.. 시.. 2009.03.04
겨울이 가면... 유인숙 겨울이 가면... 유인숙 겨울이 가면 먼 산에 아지랑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기다림에 지친 꽃 가슴 잔설 녹아 습한 길을 돌아서 다물었던 말문 터트리듯 봄은 오는 거지 살얼음 얼어 있던 겨울 강가엔 굳었던 마음 녹여주듯 봄 나비 떼 훨훨 춤을 추고 어린 강물 끝내 하얗게 젖은 그리움 토해내겠지 푸.. 시.. 200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