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혼자 분주하다..이 기 철 저녁이 되면 먼 들이 가까워진다 놀이 만지다 두고 간 산과 나무들을 내가 대신 만지면 추억이 종잇장 찢는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겹겹 기운 마음들을 어둠 속에 내려놓고 풀잎으로 얽은 초옥에 혼자 잠들면 발끝에 스미는 저녁의 체온이 따뜻하다 오랫동안 나는 보이는 것만 사랑했다 이제는 보이지 .. 시.. 2005.06.07
틈 틈 틈을 주무른다. 애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더듬는 알몸의 포옹이 만드는 캄캄한 틈. 멀어져가고 있는 지구의 쓸쓸한 등이 거느리고 있는 짙은 그늘. 진화론과 상호부조론 사이를 철벅거리며 건너는 순록 무리들의 예니세이 강. 설원에 쓰러지는 노을. 겨울나무 잔가지 끝 언저리. 푸근하고도 썰렁한 .. 좋은글 2005.06.01
한나절 같은 봄, 그리고 사랑 한나절 같은 봄, 그리고 사랑 송 해 월 꽃이 지네 가뭇없이 꽃이 지네 가벼운 슬픔 잠시 잠깐 흐드러졌다가 가볍게 증발해 가는 봄날 문득, 믿을 수 없어라 꽃이 피었다 지는 것도 봄이었던 것도 사랑도 어디쯤 있었나 나는 어디쯤에서 이 계절을 넘고 있었나 우리 사랑은 어디쯤 있는가 가늠할 수 없이.. 시.. 200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