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세계 1위 교육 강국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나?과학 경쟁력 1위 Japan

추억66 2008. 12. 15. 13:25

세계 1위 교육 강국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나?
열 살 무렵 영어 공부를 시작해도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고, 퍼즐과 낱말 맞추기 게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도 노벨상 수상자를 우수수 쏟아내는 나라가 있다. 놀라운 것은 조기 교육, 선행 학습, 사교육 열풍도 못 따라잡는 교육 강국의 힘은 우리 집 안방에서도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톰도 창의력이다 일본 Japan
일본은 2008년 발표된 노벨상 자연과학 부문 수상자 9명 가운데 4명을 배출해 탄탄한 기초과학의 저력을 알렸다. 노벨물리학상 7명, 화학상 5명 등 노벨과학상을 받은 일본인은 모두 13명에 이른다.
일본 과학 교육의 저력에 대해 알아보자.

일본은 기본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으로 유명한 나라다. 유치원에서부터 정리 정돈 교육을 시키고 절약정신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행동을 습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일본의 가정과 사회, 학교가 아이들에게 일관되게 가르치는 교육 목표다.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는 생각은 일본 과학 교육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주입식으로 배워 과학을 학문과 이론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과학에 흥미가 떨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과학은 재미와 흥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기본’을 지킨 것, 그것이 바로 일본 과학의 힘이다.


퍼즐 등으로 과학에 대한 흥미 유발
호기심은 1등 과학 교육의 원동력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과학 실험이나 야외 실습 등 학생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 학습을 실시한다. 또 퍼즐이나 수수께끼를 푸는 형식의 수업으로 아이의 흥미를 유발해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한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난부 요이치로 시카고대 명예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물리학의 묘미는 퍼즐과 같은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라며 “초등학교 과학 시간이 가장 흥미를 느낀 시절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린 시절 퍼즐을 풀며 흥미를 유발해 과학에 접근시키는 일본의 ‘과학 교육 접근법’이 성공을 거둔 셈. 관심 있는 분야를 누가 뭐라 해도 지속적으로 붙들고 늘어지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도 비법이다.

일본의 중*고등학교 과학 수업에서 실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는 학교들이 있다. 우리보다 더한 ‘입시 지옥’을 겪는다는 일본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과학의 원리를 제대로 짚고 가자는 이유에서다. 공식 하나라도 더 외워 점수를 높이는 우리의 과학 수업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복잡해 보이는 이론이라도 실험을 통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 분야에서 실험, 직접 체험은 더없이 중요한 요소다.

아이의 꿈이 자라는 공간, 과학관
집 근처에서 언제든지 과학을 만난다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까이 접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설립하는 과학관. 일본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고 자연에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자주 접하고 과학관에 쉽게 들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이란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에 질문하고 답을 얻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에는 산이 없다. 서울 면적의 세 배가 되는 넓은 땅이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이다. 공원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면 대부분 개발되어 건물이 들어섰고, 신주쿠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외곽으로 나가야 산을 만날 수 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숲을 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책으로 접할 수 있지만 실제 경험과 책으로 본 간접경험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도쿄 우에노공원 내에 위치한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에는 ‘발견의 숲’이 있다. 2층 높이의 나무 위에는 들쥐를 노려보는 부엉이가 있고,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는 개구리가 있다. 이곳은 일종의 인공 숲이다. 유리창 너머로 보는 전시가 아닌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담은 곳. 숲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의 박제는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다. 숲 아래 땅을 파면 땅이 케이크 조각처럼 잘려 나오면서 그 안에 숨은 다양한 곤충과 동물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만나고, 밤낮으로 변하는 숲의 변화를 체험하면서 숲과 교감하는 법을 알게 된다. 일본 과학 교육의 밑바탕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은퇴한 과학기술자들의 자원봉사도 한몫한다. 은퇴한 과학기술자들이 과학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아이들에게 과학 이야기를 해주는 것. 과학 교실도 운영하고, 전시물 앞에서 설명도 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뛰어나와 아이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 2백 개가 넘는 시민천문대가 하늘로 가는 통로를 열어주는 곳이 바로 일본이다.

아톰을 보고 자란 아이, 로봇을 만들다
아이의 마음 속에 과학의 꿈을 심어준다 어린아이들의 상상력은 기가 막힐 정도로 기발하다. 어른들은 상상하기 힘든 것들도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현실이 된다. 요즘 일본에서 인간형 로봇을 연구하는 상당수 공학자들이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이라고 한다. <아톰>을 보며 꿈을 키운 세대들의 의식이 기술개발 노력과 합쳐져 오늘의 일본을 ‘로봇 강국’으로 만들었다. 로봇 왕국 일본이 자랑하는 첨단 로봇 기술의 근원이 만화 <아톰>에 뿌리를 두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톰>은 1952년 일본인 데쓰카 오사무가 <소년>지에 연재한 후 1963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진 만화다. 그러나 일본인에게 아톰은 단순한 만화의 주인공이나 가상의 로봇에 그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아톰은 패전의 아픔을 잊게 해준 진정제이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힘을 준 존재였다. 우주 공간을 날며 악당을 물리치는 로봇 소년 아톰의 모습은 당시 일본 아이들의 가슴속에 과학의 꿈을 심어줬다.

이후 마징가 제트와 건담, 에반겔리온으로 이어진 로봇 애니메이션의 계보는 일본인들의 과학적 감수성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이족 보행 로봇 ‘아시모’와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개발한 것도 재기발랄한 일본인의 상상력을 빼고서는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어릴 적 로봇 만화에 심취한 마니아와 오타쿠들이 연구실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실현시킨 것이다.

<일본 과학 교육에서 배우는 노하우>



1 퍼즐, 낱말 맞추기 등 게임으로 과학의 원리를 배운다 과학의 원리는 심오한 것이 아니다. 낱말 맞추기나 퍼즐 등에도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일본에서 개발된 퍼즐게임 ‘스도쿠’는 ‘숫자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 또는 ‘한 자릿수’라는 뜻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두뇌 개발 게임. 어릴 때부터 낱말 맞추기나 퍼즐, 숨은 그림 찾기, 스도쿠, 끝말 잇기 등의 게임을 자주 접하게 해 두뇌를 단련한다.
2 체험 교육을 중시한다 “무지개는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아이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어른들은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일일이 대답하기도 어렵지만, 답을 모르는 것이 더 큰 이유다. 과학의 원리는 의외로 쉽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어린이용 과학 교구를 구입해 함께 무지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험해보거나 과학이 주제인 시청각 자료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일본의 과학 수업은 일상과 관련된 주제를 다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태양열로 작동되는 조리 기구를 이용해 밥을 짓기도 하는 등 상상력이 현실에 적용되는 예를 체험하게 해 아이들에게 자연친화적 기술을 몸으로 느끼게 한다.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지 않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론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도 과학자를 양성하는 첫걸음이다.
4 한 분야를 붙들고 늘어지는 습관을 키워준다 집먼지 진드기에 집착하는 아이, 곤충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 ‘언젠가는 저 관심도 사라지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주고 도움을 주자.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를 누가 뭐라 해도 지속적으로 붙들고 늘어지는 습관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면 아이는 호기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탐구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