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뇌의 신비’ 열려라,

추억66 2008. 12. 12. 09:24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뇌의 신비’ 열려라,

뇌!-신비한 머리 속 이야기 2008년 12월 12일(금)

이주의 과학책 “머리가 크면 지능도 높을까?”
“컴퓨터랑 인간이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

미래는 창의성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정보지식사회로 사회의 지평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 받았던 창의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뇌 과학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창비에서 나온 ‘열려라, 뇌!’는 제12회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과학콘서트’로 유명한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가 감수 · 추천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뇌의 이모저모를 쉽게 접근하게 했다. 아이들이 뇌에 흥미를 가지게끔 잘 유도한 점, 현재 뇌 과학이 도달한 성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평이하게 서술한 점, 뇌와 인간의 기억 및 상상력과의 관계를 드러낸 점 등을 높이 샀다”는 것이 엄혜숙, 이지유 제12회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심사위원의 평이다.

심사위원의 평대로 ‘열려라, 뇌!’는 어려운 뇌의 원리와 뇌 과학에 대해 쉽고도 재미있게 풀이한 책이다. 보통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려운 주제에 관한 책을 쓸 때는 지나친 흥미 위주의 서술로 객관성을 잃거나, 반대로 주제 자체에 매몰돼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열려라, 뇌!’에서는 이러한 함정을 모두 피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책 여기저기에 묻어나온다.

일단 저자인 임정은 작가는 어린이 논픽션 전문 작가이다. 그는 어려운 과학·의학 용어는 과감히 제외하되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써 딱딱한 용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가볍고 친근한 문체로 어린이들이 편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여기에 대중적 인지도와 전문적 지식을 두루 갖춘 정재승 교수의 감수는 내용의 정확도와 전문성을 뒷받침했다.

과학을 대하는 자세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점점 앎을 넓혀 나가는 것이라는, 기본을 충실하게 견지한 책은 누구나 가져봄직한 작은 질문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처럼 만만한 구성에다가 속삭이듯 말하는 문체, 친근한 예제와 재미난 일화, 흥미로운 일러스트와 만화까지 겸비한 ‘열려라, 뇌!’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꼭 맞춘 책이기도 하다. 특히 각 부 사이의 만화 ‘신비한의 이야기’ 하나·둘·셋은 각 부와 연관된 소재를 모티브로 해 웃는 가운데 과학적 재미도 느끼게끔 한다.

전체 4부(관심 갖기/이해하기/제대로 알기/잘 사귀기)의 구성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 질병과 문제 및 최신 뇌 과학에 이르기까지 신기하고 놀라운 뇌 이야기를 20개의 에피소드 속에 두루 담았다.

책 속에서 한 문장

▲ 56페이지의 일러스트. 사람과 동물의 표정 비교를 통해 뇌 기능과 감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열려라, 뇌!』는 더없이 소중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반갑고 기쁜 나머지 단숨에 읽어 버렸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하는 걸까?” “사이보그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처럼 평소 궁금한 질문들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자꾸 다음 페이지로 눈이 간다.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내 몸 안의 소우주’라고 불리는 뇌가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운 기관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면,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 더없이 기쁠 것이다.”
(정재승 교수 추천사 중)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공상 과학 소설과 그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어요. 슈퍼컴퓨터가 사람의 마음을 읽고 앞으로 일으킬 범죄 행동을 예상해서 범인을 미리 체포하는 세상을 그렸어요. 그럴 듯하지요? 하지만 슈퍼컴퓨터가 그 사람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인데 말이에요.
(p142, 뇌속으로 로그인 중)

저자 소개

김은주 - 홍익대학교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에우로페오 디자인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이탈리아 게르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면서 아미카, 글라무르 등 잡지 일러스트 일을 하였다. <엄마, 난 왜 작아요?>가 영국에서 먼저 출간된 이후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작품으로는 <가가의 모험>, <아기돼지 날개책> 등이 있으며 출판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하고, 이탈리아 반도 그림책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현재 여러 잡지와 신문에 일러스트를 연재하며 활동 중이다.

임정은 -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마들렌카의 개> <나뭇잎이 달아나요> <내가 좋아하는 악기 피아노> <엄마가 떠난 뒤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금은 출판 기획사 ‘큐리어스’에서 어린이책 기획 및 편집을 하면서,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논픽션 책을 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책으로 제12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정재승 -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 물리학과에 입학하여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예일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post doc.)를 마친 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를 거쳐 2008년 현재 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이면서 동시에 미국 콜롬비아의대 정신과 교수로 일한다.

평소의 지론인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영화에 나타난 '알기 쉽고 흥미있는 과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동아일보에 '시네마 사이언스'를 연재하였고, 과학동아 등의 잡지에 기고하였으며 MBC FM '홍은철의 영화 음악실' 등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과학콘서트>가 있다.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