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애송시100 2012.11.18
저녁눈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일러스트=잠산 박용래(1925~1980) 시인은 과작의 시인이었다. 그는 우리말.. 애송시100 2012.11.18
묵화 묵화(墨畵) 김 종 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 ▲ 일러스트=잠산 김종삼(1921~1984) 시인의 시는 짧다. 짧고 군살이 없다. 그의 시는 여백을 충분히 사용해 언어가 잔상을 갖도록 배려했다. 그.. 애송시100 2012.11.18
이성복 '남해 금산’'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일러스트=잠산 돌 속에 묻힌 .. 애송시100 2012.11.18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즐거운 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 애송시100 2012.11.18
김수영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애송시100 2012.11.18
물음/천양희 물음 세 번이나 이혼한 마거릿 미드에게 기자들이 왜 또 이혼했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녀가 되물었다 “당신들은 그것만 기억하나 내가 세 번이나 뜨겁게 사랑했다는 것은 묻지 않고” 시 쓰는 어려움을 말한 루이스에게 독자들이 왜 하필 시를 쓰느냐고 물었다 그때 그가 되물었다 “왜 .. 시.. 2012.11.18
'유기농 차' 티타임 갖고 싶은 이 계절, 산지에서 깨끗하게 재배한 건강차 주문 리스트를 추천한다. 1 거문도 해풍쑥차 거문도 해풍을 맞으며 자란 쑥으로 만든 차. 억세지기 전 부드러운 어린 쑥을 재료로 하며 모두 아홉 번 덖어 맛과 향을 더했다. 자체 기술로 풀 비린내를 없앴고, 펄펄 끓을 정도로.. 요리·간식·먹거리 2012.11.18
다양한 오일의 올바른 사용법 오일이라고 해서 쓰임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색과 향이 다른 만큼 영양과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도 다르다. 올바른 사용으로 요리에 맛과 풍미를 더하자. ◆ 콩기름 콩기름 혹은 대두유라고도 부르는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오일이다. 낮은 온도에서 결정이 생기지 않고 높은 온.. 요리·간식·먹거리 2012.11.18
식탁 위 멸치의 재발견, 종류별 쓰임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뱃길은 천혜의 자연 보고에 든 보물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멸치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통영의 기선권현망에서는 4~6월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한 검색하기" href="http://search.daum.net/search?w=tot&rtupcoll=NNS&q=%EA%B8%88%EC%96%B4%EA%B8%B0&nil_profile=new.. 요리·간식·먹거리 20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