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운 꽃 편지 / 김용택

추억66 2005. 4. 13. 11:54

    그리운 꽃 편지 / 김용택 
    봄 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대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 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 나지요.
    꽃보면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세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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