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좋은 능이버섯국과 당귀김치, 도라지볶음. 현미밥을 곁들였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
몸 으슬으슬할 땐 능이버섯국… 머리 지끈거릴 땐 표고버섯 죽… 변비 심하면 톳밥…
집에서 큰돈 안 들이고 간단하게 차릴 수 있어
감기엔 밥과 능이버섯국·당귀김치·도라지 볶음
두통엔 표고버섯·국화·재피… 톳은 腸운동 도와
하루종일 실컷 먹었는데도 배가 고플 때가 있다. 때론 밥을 먹었는데도 오히려 기운이 빠지고 머리까지 아프다. 서울 종로구 연화사 사찰음식연구원 대표 운아 스님은 "밥상이 너무 무거울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했다. "나이 들수록 진한 화장이나 액세서리가 거추장스러워진다. 무겁지만 영양소가 충분하지 않은 밥상도 마찬가지다. 그런 밥상은 아무리 풍성해도 뭔가 빠진 것 같지만, 제철 음식으로 잘 차린 밥상은 아무리 간소해도 모자람이 없다." 운아 스님이 최근 펴낸 '1식3찬 보약밥상' (수작걸다·1만3500원)은 그래서 불필요한 반찬을 걷어낸 간결한 밥상을 내놓는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밥상을 받는 사람의 몸 상태다. 감기에 걸렸다면 그에 따른 영양소를 보충해 주고, 무기력하다면 이를 위한 제철 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게 핵심이다. 이 가운데 집에서 저렴하고 간단하게 반찬 세 가지만으로 차리는 '몸보신' 밥상 세 개를 골랐다.
◆감기엔 능이버섯국
계절이 바뀔 때면 몸이 으슬으슬 춥고 콧물이 난다. 비타민은 요즘 같은 때 꼭 필요한 영양소다.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운아 스님은 능이버섯국과 당귀김치, 도라지볶음을 권했다. 능이버섯은 기관지·천식·감기 치료에 효능이 있다. 말린 능이버섯과 나박하게 썬 무, 홍고추를 얼큰하게 끓인 국물은 감기 기운을 멀리 쫓아 보내는 데 그만이다. 여기에 비타민이 풍부한 당귀나물로 만든 김치, 도라지 볶음을 더하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밥상이 된다.
감기 밥상 이렇게
①능이버섯국
―말린 능이버섯 50g, 무1/5개, 다시마(3×4㎝) 2장, 말린 홍고추 1개, 채수(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물) 3컵, 집간장 1큰술, 볶은 소금 약간.
―능이버섯은 물에 불려 찢고, 무는 나박 썬다. 홍고추는 어슷 썬다.
―냄비에 채수를 붓고 능이버섯과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다. 한소끔 끓으면 집간장과 볶은 소금으로 간하고, 홍고추를 넣고 한 번 더 끓여낸다.
②당귀김치
―당귀 잎 10장, 밤 1개, 청·홍고추 1개씩, 생강 1개, 집간장 2큰술, 채수 약간, 옥수수가루 3큰술, 고춧가루 1/4컵, 연잎엑기스 1큰술
―당귀 잎은 씻어서 물기를 없애고, 밤은 껍질을 벗겨 채 썬다. 청·홍고추는 씨를 털고 생강과 함께 곱게 채 썬다. 재료를 한데 모아 집간장에 섞는다.
―채수에 옥수수가루를 풀어 죽을 쑤고 그 물에 고춧가루를 갠다.
―만든 죽에 집간장 섞은 것과 연잎 엑기스를 넣고 당귀 잎에 발라준다.
표고버섯 죽, 국화마전, 재피장떡, 국화차는 은은한 향기로 두통을 가라앉힌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
③도라지 볶음
―도라지 5개, 볶은 소금·들기름 약간
―도라지는 껍질 벗기고 썰고 나서 소금을 넣고 주물러 아린 맛을 뺀다.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도라지와 볶은 소금을 넣고 살짝 볶는다.
◆두통엔 표고버섯 죽
스트레스로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이럴 땐 밥상도 향이 강하지 않은 음식 위주로 차려야 한다. 냄새가 은은한 표고버섯죽을 밥으로 하고, 여기에 장떡과 국화전, 국화차 한 잔을 함께 올린다. 국화는 예부터 두통에 좋은 약초로 알려져 있다.
두통 밥상 이렇게
①표고버섯죽
―표고버섯 3개, 쌀·물 1컵씩
―쌀은 30분 불리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린 다음 물기를 짜서 얇게 썬다.
―냄비에 쌀과 표고버섯, 물을 넣어 죽을 끓인다.
②재피장떡
―재피잎 30g, 밀가루 2컵, 채수 1컵, 참기름 2큰술, 고추장·된장 2큰술씩, 볶은 소금, 포도씨유 약간.
―재피잎은 씻어서 송송 썬다.
―밀가루에 채수, 참기름, 고추장, 된장, 볶은 소금을 넣고 반죽한 뒤 재피잎을 넣고 섞는다.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갈씩 올려 전을 부친다.
③국화마전
―소국 10송이, 마 1개, 채수 1컵, 녹말 2큰술, 포도씨유·볶은 소금 약간.
―국화는 흐르는 물에 씻어 꽃송이만 떼낸다.
몸속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되는 밥상. 톳밥과 매생이국, 미역초무침과 대추조림.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
―마는 감자칼로 껍질을 벗겨 동그란 모양 그대로 0.5㎝ 두께로 썰고 볶은 소금을 살짝 뿌려 밑간한다.
―채수에 녹말을 풀고 마에 옷을 입힌다. 달군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전을 부친다.
―마 한쪽 면이 구워지면 뒤집어 국화를 얹고 살짝만 익혀 접시에 올린다.
◆몸이 무거울 땐 톳밥
장 기능이 떨어질 땐 해조류 표면에 붙어 있는 미끈미끈한 점액을 섭취할 것. 점액이 장운동을 촉진시키고 혈관 속 중금속을 흡착해 배설을 돕는다.
변비에 좋은 상차림
①톳밥
―톳 2큰술, 쌀·물 1컵씩.
―톳은 물에 씻어 손으로 잘게 부순다. 쌀은 충분히 불린다.
―솥에 불린 쌀과 톳을 담고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②매생이국
―매생이 30g, 들기름 2큰술, 채수3컵, 집간장 1작은술, 볶은 소금 약간.
―매생이는 주물러 깨끗이 헹군다.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손질한 매생이를 볶는다.
―여기에 채수를 넣고 집간장과 볶은 소금으로 간을 맞춰 한소끔 끓인다.
③대추조림
―대추 10개, 조청 3큰술, 벌꿀 2큰술, 생강 1/2개, 물 1컵.
―팬에 물과 조청, 벌꿀, 채썬 생강을 넣고 약한 불에서 끓이다 자작해질 때쯤 대추를 넣고 함께 조린다.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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