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엄마의 말 한마디
아이가 하는 말에 ‘귀’를 활짝 열고,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 바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의 기분에 공감하고 격려하는 엄마의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는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do “네 스스로 결정하렴” 좋은 부모로 변화하는 스스로 대화법
20세기 최고의 지성 아인슈타인,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한 세기를 움직인 천재들의 공통점은 바로 유태인이라는 것. 머리가 좋은 민족인 유태인 교육법의 핵심은 바로 ‘대화’다. 유태인은 아이를 가르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어른과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로 여겨, 함께 끊임없이 토론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대화식 교육법을 사용한다. 이것이 바로 유태인의 힘이다. 아이가 잘못을 저지른 경우 무조건 야단치기보다는 ‘왜 잘못을 저질렀는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유태인의 자녀교육 법칙 중 하나인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말에서 유태인이 얼마나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아이와의 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웬만한 인내와 끈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조카는 “싫어” “안 해” 등 자신의 감정을 한 단어 문장으로 표현하는 정도의 언어 능력을 갖고 있다. 어느 날 아이가 너무 오랫동안 비디오를 보는 것 같아, 뒤에서 몰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아이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TV 앞으로 다가가 화면에 나타난 ‘일시정지’ 표시를 손가락으로 톡톡 가리키며 나를 돌아보았다. 마치 “이 표시를 없애주세요.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비디오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할 거예요. 나는 비디오를 계속 보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이가 어리니 비디오를 끄면 다른 데로 관심을 돌리겠지’ 라는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런데 엄마가 ‘비디오를 그만 보아야 하는 이유’를 강한 눈빛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해주자 조카가 처음에는 떼를 쓰더니 곧 비디오 보기를 멈추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것이 아닌가. 이렇듯 “안 돼” “그만 봐”라는 말을 하지 않고도 엄마와 아이 사이에는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내 아이를 누구보다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똑같다. 하지만 아이의 똑같은 행동에 어떤 부모는 화를 내지만, 또 다른 부모는 화를 내지 않고 해결한다. 화를 내지 않고 아이의 문제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대화다. 아이들은 언어 표현력이 부족하고 감정 표현이 서툴러 대부분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즉 행동이 곧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인 셈이다. 눈에 보이는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에 무조건 화를 내는 부모가 있는 반면, 그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노력하는 부모는 화를 내지 않고 아이의 기를 살리는 말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엄마의 말을 점검하라
말 긍정지수 높이기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제가 아이에게 ‘하지 마’ ‘OO하면 나쁜 아이야’ ‘그건 안 돼’ 라는 부정적인 말만 하더라고요. 물론 자주 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거나 ‘고맙다’는 말도 하지만, 아이가 잘못 자랄까봐 불안한 마음에 부정적인 말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아이와 평상시 대화를 나눌 때 무심코 내뱉은 말들을 점검해보면 긍정의 말보다 부정의 말이 더 많을 것이다. 아이가 긍정적 행동을 하도록 변화시키려면 부모가 아이에게 꾸준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너는 할 수 있어” “이제 조금만 하면 되겠구나” 등 평소 아이에게 하는 말을 긍정문으로 바꾸도록 노력해보자. 이런 대화법은 엄마의 마음도 따스하게 해줄 것이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분명 야단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엄마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책망하거나 부정적 말투를 쓰면 아이는 상처입고 반항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떼를 많이 쓰는 아이라면 외출 전 ‘떼를 쓰거나 무엇을 사달라고 하지 않기’로 약속해보자. 물론 밖에 나가면 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달라고 조르겠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완강한 태도를 고수해야 한다. 이때 아이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짜증나는 상황을 아이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나는 네가 이렇게 행동했으면 해”라는 식으로 대화하는 것이 현명한 엄마의 대화법이다.
만약 아이가 지나치게 내성적이거나 혹은 난폭한 행동을 자주 보이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걱정스럽다면 한 번쯤 부모의 말투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보자. 본인은 늘 하던 말이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도 한 방법. 아이를 주눅 들게 하거나, 아이가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만들거나, 또는 아이에게 ‘네’라는 단답형의 대답밖에 할 수 없게 만드는 부모의 말이 지금 아이가 하는 행동의 원인일 수 있다.
아이의 기를 살리는 말 4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하거나 결정할 때마다 엄마 아빠의 의견을 묻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물어올 때 “네가 스스로 결정해보렴”이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낀다. 엄마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챙겨주기보다 다소 미덥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하는 대로 지켜보면서 아이 스스로 좋은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 “뭐 빠진 것 없을까?” 라고 물어보자.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스스로 결정한 일에 대해서 부모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의 생각을 부모의 틀에 맞추려고 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믿어 더 이상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다소 엉뚱한 말을 하더라도 중간에 말을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자. 아이는 어느새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do “난 네가 반드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잘한 일은 칭찬하지만 잘못한 일은 이유를 설명해주고,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준다. 아이의 기를 살려준다고 칭찬만 하면 아이의 자만심만 높일 뿐이다. “어쩜, 이런 것도 못하니”라는 등 아이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것은 금물. 아이 스스로 잘못을 시인할 수 있게끔 말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부모가 심하게 꾸짖으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기보다 ‘엄마가 나를 미워해서 화를 내는 것 같아’라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밥 먹기 전에 손 씻는 거 잊어버렸나보구나. 어서 가서 손 씻고 오렴” 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do “네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 게 뭐지?”
아이들은 가끔 거친 말로 화내며 떼를 쓸 때가 있다. 이때 같이 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아이가 화난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표현할 기회를 주자. 아이가 말을 시작한 후에는 충분히 들어주기만 해도 된다. 아이가 이야기하는 도중 끼어들지 말고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만 해도 아이는 달라질 수 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의 이야기에 선입견을 갖지 않고 잘 들어주면 아이는 마음을 열고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래, 그럴 수도 있었겠다” “속상했겠네”라며 적극적으로 아이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그냥 들어주기만 하는 것보다 더 깊은 친밀감을 주기 때문에 효과가 크다.
do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아이와의 대화에서 자칫 잊기 쉬운 것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엄마 지금 바쁘니 이따가 이야기해” “아빠한테 가서 말해” 라는 등 아이의 말에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대화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다. 아이가 힘들었던 일을 말할 때는 “많이 힘들었구나. 엄마는 항상 네 편인 거 알지?”라고 이야기해주자.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그래? 조금만 더 힘을 내봐”라는 말은 아이에게 ‘엄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라는 기분을 들게 할 수 있다.
아이를 기죽이는 말 4
don’t “그러기에 내가 뭐라고 했니?”
아이의 실수나 엉뚱한 말, 행동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빈정거리듯 말하는 부모가 있다. ‘어린 게 무얼 알겠어? 야단치는 것보다 낫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어려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말할 때 풍기는 느낌마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빈정거리는 말투는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심을 무너뜨릴 수 있다. 학용품을 자꾸 잃어버리는 아이라면 잘못을 추궁해 아이를 궁지에 몰아넣기보다 “엄마는 네가 자꾸 학용품을 잃어버려 속상하구나. 다음부터 학용품을 잘 두렴”이라고 말한다.
don’t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라”
어릴 때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사고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엉뚱한 것을 물어보거나, 이치에 닿지 않지만 아이는 나름대로 생각을 말한다. 많은 부모들이 한두 번 성심껏 대답해주다가 금세 귀찮아하거나, 부모 자신도 고민스럽기 때문에 쉽게 아이의 질문을 묵살하곤 한다. 아이가 계속 질문할 때는 인내심을 갖고 아이에게 생각의 실마리를 던져주면서 다른 방향으로 유도해보자. 그 과정에서 아이는 스스로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고, 설사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생각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don’t “그만두지 못하겠니?”
유태인의 격언 가운데 “자녀를 협박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벌을 줄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가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 부모가 확실한 기준과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를 꾸짖는 목적은 잘못된 행동을 아이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해서다. 부모의 생각을 이성적으로 전달하려면, 아이의 성격보다 행동에 대해 말해주고, 판단하기보다 정보를 제공하며, 충고보다 대안이나 자유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 “이제 그만해, 너 집에 가면 혼날 줄 알아”라고 비난하고 겁을 주기보다는 “네가 그런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말함으로써 아이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스스로 행동을 바꾸도록 이끌어준다. 아이와 대화하는 목적은 ‘어떻게 하라’는 해결책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don’t “그거 엄마가 농담한거야”
아이가 거짓말하지 않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와의 약속을 농담이라고 얼버무리는 것은 아이 마음에 큰 상처를 주기 쉽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내뱉기보다 처음부터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다음 주에 놀이동산에 데려갈게” “엄마가 내일은 장난감을 꼭 사줄게”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이는 부모를 믿지 못하고, 이런 사소한 거짓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분명 부모와 멀어질 것이다. 선의의 거짓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와 긍정적인 대화를 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화’ 때문이다. 아이의 청개구리 같은 행동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르면 긍정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화가 났을 경우 우선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감정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이 격앙되어 대화하기 쉽지 않다면, 평소 마음이 편안할 때 아이의 나쁜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어보자. 아이가 내뱉었던 말이나 행동을 적고 그것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쓰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메모함으로써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기억에 남을 만큼 감동 깊었던 아이의 말이나 행동도 함께 적어두면 좋다. 아이 때문에 걱정이 생기거나 화가 날 때 메모를 꺼내 읽으면 자신이 예전에 똑같은 일로 화를 내지는 않았었는지,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이가 사랑스럽던 순간의 단상들은 화를 가라앉히는 데도 효과가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게 됐지?”
“지금 내가 문제를 너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지금 아이에게 기대하는 것이 충분히 현실적인가?”
“내 어릴 적 기억 때문에 아이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의 잘못에 내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였나?”
기자/에디터 : 이은영 / 사진 : 이지아
일러스트 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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