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학교 설립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려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한편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충분히 영어를 배울 수 있으니, 어릴 때는 사회성과 감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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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소아정신과 병원. 초등학교 5학년인 이 어린이는 집에서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여 병원을 찾게 됐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1월, 국제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입니다. (중략) 적응장애는 특히 조기 영어교육을 받는 대여섯 살 이전의 어린이들에게 잘 나타날 수 있는데 어릴수록 의사표현을 못해 쉽게 발견도 안 되고 정서적 후유증은 더 클 수 있습니다. 2008년 5월 10일 ●아동언어발달을 연구하는 연세대 심리학과 송현주 교수는 “두 언어를 배우려면 시간도 두 배가 필요하다”며 “그 결과 이런 아동들은 정서 발달에 꼭 필요한 ‘놀이’를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어느 수준까지 외국어를 배우는 데도 아이들이 청소년이나 어른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들 사이에는 보편적인 원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국어에 대한 명확한 지식과 발음, 철자 체계가 외국어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8년 <과학동아> 10월호 ●똑똑한 내 아이를 ‘영어 천재’로 키우겠다며 비디오물을 통한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을 쏟는 신세대 부모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말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영유아에게 장시간 비디오물을 시청하게 하는 것은 학습능력 신장에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2007년 11월 13일 <연합뉴스> ●제1국어의 완벽한 습득 후에 제2국어를 학습하는 것이 제2국어를 빠르게 습득하는 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하나의 언어에 대한 지식, 기술, 이해는 또 다른 언어를 대하고 배우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4세이건, 14세이건, 40세이건 영어를 배우겠다는 동기가 확실하고 영어에 많은 시간 노출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영어를 잘할 수 있다.2004년 2월 EBS 일요초청 특강 <영어학습의 편견을 버려라> 이중언어 전문가·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 캐서린 스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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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영어 환경을 만들어주면 커서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영어 단어를 외거나 문법은 커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지만 발음이나 구문, 특히 언어 특유의 감을 익히는 것은 역시 어릴 때가 아니면 어렵다고 본다. 주목해야 할 점은 어릴 때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영어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현주(유아영어교육 전문가) ●아기들은 말의 운율을 이용해 외국어도 구별한다. 출생 후 4일밖에 되지 않은 프랑스인 아기에게 프랑스어와 러시아어를 들려주면 프랑스어를 들을 때 젖꼭지를 더 열심히 빤다고 한다. 녹음된 소리를 걸러서 단어를 못 알아듣게 한 뒤에도 프랑스어를 더 선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즉, 아기들은 운율의 차이를 통해 외국어를 구별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리즈 엘리엇 글, 궁리출판) 중에서 발췌 ●신생아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와 음소를 조립하여 저마다의 ‘청각적인 청사진’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중략) 최근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1세 무렵에는 그러한 청사진이 상당히 자리 잡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면 외국어를 배우고 재생산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태어나서 첫해를 보내는 시기에 많은 다양한 소리들을 접하게 한다. <음악으로 기르는 내 아이 행복한 아이>(존M. 오티즈 글, 국일미디어) 중에서 발췌 ●아이들은 누구나 모국어든 외국어든 자유자재로 습득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만 3세면 80% 정도 외국어 학습 환경을 조성해주어도 무리가 없다. 만 4~5세의 99%가 놀이를 활용하여 외국어교육을 하면 지능과 잠재력 및 창의력이 크게 향상된다. 블룸도 지적하듯, 지적 성숙이 최고조로 달하는 17세의 지능을 100으로 볼 때 0~4세 사이에 인간 지능의 약 50%가 발달하고, 4~8세 사이에 30%, 나머지는 20%는 8~17세 사이에 발달한다. 따라서 잠재력 계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0~4세 사이에 교육적 자극을 충분히 주면 아이는 우수한 두뇌를 가진 소유자로 성장할 것이다. <똑소리 나는 우리 아이 영어, 3살부터 시작하자>(정동빈 글, 해피하우스) 중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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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
‘영어 조기교육’만큼 갑론을박이 치열한 문제도 드물 것이다. 조기교육을 찬성하는 쪽은 중·고등학교 10년간 영어를 배워도 정작 원어민을 만나면 말 한 마디 못하는 현 영어교육의 비실용성을 지적한다. 언어는 생활이 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학교에서 쓰고 외우는 ‘과목’으로만 다루어서 아이들이 벙어리 영어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또 공교육에서 과연 ‘제대로’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되느냐에 대해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어린 시절 발음이나 특유의 외국어 감각을 익혀두지 않으면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는 데 아무래도 애를 먹게 된다. 결국 초등학교 입학 전 영어유치원이든, 학습지든 하다못해 집에서 영어 노래를 들려주거나 그림책을 읽어주는 등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반면 조기교육을 반대하는 쪽은 이민을 가거나 외국에서 공부를 시킬 계획이 없는 이상 꼭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냐고 반문하면서 영어 조기교육이 가져올 부작용을 걱정한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ABCD에 묶여 스트레스를 받고, 원칙 없고 어설픈 조기교육으로 모국어와 영어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언어를 제대로 익히면 그 프로세스를 따라 제2, 제3의 언어도 ‘이해해가며’ 보다 쉽게 익힐 수 있다며 외국어의 활용이나 어휘를 익히는 것은 어릴 때보다 오히려 사춘기 이후가 좋다는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 두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엄마들은 혼란스럽다. 과연 영어 공부를 언제쯤 시작해야 할지, 그 교육의 적기가 있는지 말이다. 조기교육을 선택하든 아니든 그 시기를 결정하고 교육을 시작할 때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1 스트레스 받는 영어는 안 된다 영어를 ‘학습’한다는 발상은 영어 조기교육 찬반론자 모두 반대한다. 언제 시작하든 엄마의 강요에 의해 단어나 문장을 외우는 것은 소용이 없다. 영어 노래나 책, 관련 액티비티 등 활동으로 일단 아이가 영어를 ‘놀이’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릴수록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갓 돌이 넘은 아이까지 영어유치원에 보내려는 생각도 위험하다. 영어 조기교육에 찬성하는 유아영어교육 전문가 서현주 씨는 “0~3세에는 엄마가 적절히 ‘영어 노출’을 해주면서 영어에 친숙하도록 돕고, 3세 이후에는 학습지 등으로 색다른 영어의 맛을 보여주며, 영어유치원은 아이가 원한다는 전제하에 만 6세 이후에 보내는 것이 적절한 조기교육 스케줄”이라고 말한다.
2 영어교육의 적기는 엄마의 소신 조기교육을 시키든 아니든 간에 엄마의 주관이 바탕이 돼야 한다. 결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조기교육 광풍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엄마는 아무런 노력도 않고 돈만 주고 기관에 맡겨 영어를 공부시키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집에서 아무런 영어 자극을 받지 못한 아이의 영어 실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조기교육에 반대표를 던졌다면 주변 엄마들을 신경 쓰거나 조급해 할 것 없다. 영어 조기교육을 미루는 의미가 결코 ‘포기’는 아니니 죄책감을 갖지 마라. 영어가 아니라도 아이에게 긍정적 자극을 줄 만한 ‘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하나를 택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기게 마련. 영어와 그 경험을 맞바꾼다고 생각하자. 줄곧 이런 소신을 고수하다 초등학교 입학 후 아이에게 ‘영어 압박’을 넣는 엄마들이 많다. 다른 아이와 비교되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닌 엄마의 선택으로 교육을 미룬 것이니 아이를 달달 들볶아서는 안 된다.
3 목표에 따라 원칙은 바뀐다 인생의 목표는 하나가 아니듯 모든 아이의 최종 목표가 결코 ‘네이티브’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 조기교육이 꼭 필요한 수도 있다. 이민이나 조기유학, 국제중·고 입학을 고려하거나, 외교관, 외국계 회사, 통역, 무역 등 영어가 성패를 좌우하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목표가 뚜렷하다면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아이가 네이티브와 큰 어려움 없이 커뮤니케이션하고, 원서를 읽고, 자막 없이 영화를 보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영어교육은 좀 늦춰도 괜찮다. 사실 한국에 살면서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야 할 일은 많지 않고, 늦게 시작하더라도 아이의 열의만 있다면 그 정도 실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어린아이를 달달 볶아 힘들게 영어를 가르쳐 부작용을 낳느니, 스스로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배우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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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베스트베이비 (http://www.ibestbaby.co.kr) 진행 한보미 기자 사진 추경미 모델 한수정(1세) 도움말 서현주(영어교육전문가), 유수경(영어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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