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과학과 창의, 유연한 사고의 환경에서

추억66 2008. 8. 6. 13:12
“과학과 창의, 유연한 사고의 환경에서” 통합, 융합, 통섭의 흐름을 인식해야 2008년 07월 21일(월)
창의성은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성이 함께 어우러질 때 더욱 큰 창의성이 발현될 것이다. 월간 과학문화 7월호에 소개된 ‘과학과 창의’ 관련 기사들을 통해 영재교육과 창의성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註]

과학과 창의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닿아 있다.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라는 어떤 물리학자의 글은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한다.

요즈음 갈수록 우리 사회는 영재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도 영재 교육 대상자를 확대하고 과학고 · 과학영재고 정원을 늘리는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영재 교육에 대한 관심이 학생의 잠재적인 특성을 잘 살리는 데 있다기보다는, 대부분 선행 학습, 경시 대회 입상을 통한 일류 대학의 입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학 · 과학 영재도 기초 과학 연구보다는 의학 계열 진학을 선호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창의성 키우기보다는 경시 대회 문제 풀이에 머물러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과학경쟁력은 올해 5위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SCI 논문 수도 2006년에 세계 13위로 급속히 증가했다. 그러나 논문의 질적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 이 지식 시대는 ‘최초(first)’, ‘최고(best)’이거나 ‘유일(only one)’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다. 그래서 기초 · 원천 연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새 정부도 기초 · 원천 연구 투자 비중을 앞으로 4년 동안에 지금보다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그러므로 우리의 교육이나 연구 활동에서 ‘창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일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나가야 할 것이다.

창의성 키울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창의적인 변화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취된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실패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문제 풀이 기계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특히 능력 있는 아이들은 선행학습보다는, 심화 학습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의성은 호기심에서 출발하며, 많은 질문들 가운데 드러나기도 한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되나?”라는 질문에 “물” 대신에 “봄이 된다”는 대답도 나올 수 있는 유연한 사고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창의력도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여 협동하는 과정에서 더 잘 드러낼 수 있다.

창조성은 이미 있는 것들을 잘 통합해 새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으로도 인식해야 한다. 여러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영재 교육은 이러한 관점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부터 전문성 있는 교사와 적절한 교육 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상상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기반

창조적 사고와 표현은 ‘느낌’에서 출발한다. 아인슈타인은 “오직 직관만이 교감을 통하여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의 성과는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나온다”라고 하였다.

창의력은 상상력, 깊이 있는 사고력에서 출발한다. 글쓰기, 역사,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수학 · 과학 영재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 과학은 과학적 사고와 논리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적, 예술적 마인드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과학 영재들과 해외 영재들의 차이는 바로 인문학적 소양에서 드러난다.

통합, 융합, 통섭의 흐름을 인식해야 한다. 또 선진국처럼 인문, 예술 분야 영재도 국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수학 · 과학 분야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과학과 창의에 대한 가치를 공유해야

과학기술은 단지 연구 업적과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한 것이다. ‘과학’과 ‘창의성’에 대한 가치와 정신이 여기에 있다. 기초 과학 연구의 대상은 대개 글로벌 이슈들이다. 광우병, AI 등의 질병,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 물, 재난 등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다. 인간 복제, 살상 무기 개발 등에 관한 과학자의 사회적 윤리와 가치관도 바로 세워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 탐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며 창의성을 높여나가게 할 것이다. 이는 또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를 높이게 할 것이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 바뀐다고 한다.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도입될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영재 그룹에 들어가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을 위한 정책도 균형있게 마련돼야 한다. 과학 영재만이 창의적인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다양성이 함께 어우러질 때 더욱 큰 창의성이 발현될 것이다. 사람은 변한다. 개인마다 능력이 드러나는 시기는 환경 등 여러 요인으로 다양하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 바탕,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우리 세대, 다음 세대의 삶의 질, 행복이 여기에 달려 있다.

민경찬 연세대 대학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상임대표

저작권자 2008.07.21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