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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연태 교수의 특별한 영재교육

추억66 2008. 8. 7. 10:32

故 정연태 교수의 특별한 영재교육

창의성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 2008년 07월 22일(화)

과학영재교육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故 정연태 교수의 노력을 중심으로 총 3회에 걸쳐서 연재합니다. [편집자 註]

과학기술부와 교육부가 합쳐짐으로 가장 확실한 변화를 맞게 된 분야를 꼽는다면 과학영재교육이 대표적이다. 그간 과기부가 주도 하던 과학영재교육과 교육부의 영재교육을 하나로 통합하여 운영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는 2012년까지 현재보다 거의 10배가 늘어난 3천억원을 과학영재(인재) 양성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과학문화재단이 과학창의재단으로 바뀌는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런 의욕은 과거를 돌아볼 때 과도한 교육열, 교육철학의 부재로 과연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지 알 수 없다. 흔히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은 교육이론의 실험장이자 정치의 노리개로 상당 부분 전락한 부분이 있어 불안감이 큰 것이다. 따라서 투자를 확대하려면 그에 따른 시스템을 갖추고 사람을 키우고 철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사람을 키우는 것은 자동차, 반도체를 만드는 것과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지난 일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나라 과학영재교육의 태두라면 고 정연태 교수(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1992년 작고)다. 그는 서울 봉천동 자택에 1985년부터 영재교실을 차려놓고 흔히 수재라고 하는 초등생을 맡아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였다. 현재 영재교육 전문가 상당수가 그 분의 영향과 연구를 이어 받았으며 필자도 제자이면서 신문사 과학담당 기자로 드나들었다.

정 교수가 영재 특히 과학영재에 관심을 두신 것은 1950년대말부터이다. 1958년 미국 뉴욕시의 브롱스 과학교등학교를 방문하여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 과학영재들의 학습장면을 보고 국내에도 이에 대한 준비와 연구가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후 정 교수는 기회있을 때마다 과학영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73년 3월 전주에서 개최된 전국민 과학화를 위한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정 교수는 ‘능력신장을 위한 교육’이란 주제발표를 하면서 과학수재아를 위한 과학고교의 설립을 강하게 제기하였다. 그러나 정 교수의 주장이 교육현장에서 받아들여진 것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83년이었다. 최초의 과학고교가 수원에서 문을 연 것이다.

70년대 우리는 고급두뇌 특히 과학기술자를 목말라했다. 1970년대말까지 선진국에서 박사학위를 따면 신문에 단신으로 보도가 될 정도였다. 당시 국내외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 두뇌의 확보와 양성이 절실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뇌를 마냥 해외에서 유치해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내에서 양성이 절실하나 우리의 교육 환경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특히 과학두뇌는 그 창의성으로 승부하는 것이므로 교육에서 창의력을 키우는 문제는 항상 주요 과제이다. 그런데 그 창의력은 보통 어려서 또는 젊어서 잘 드러난다.

정 교수는 그 사례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학위취득 연령과 노벨상 수상연령을 조사했다. 23명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보면 평균 학위 취득이 25세,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업적을 이룩한 나이는 대개 학위 취득 후 7년후로 나타났다. 즉 23세에 학위를 끝내면 30세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는 통계다. 그러나 국내 학자들의 경우는 30대 초반에 학위를 끝내니, 5~7년이 늦게 된다. 30대 후반에는 일반적으로 창조적인 업적을 이루기에는 늦은 편이다. 아인슈타인의 경우 26세에 특수상대성 이론과 광전효과를 발표했다.

과학영재들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재들이 그 창의성을 잘 발휘하도록 제도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정 교수는 이미 50여년 전에 이를 깨닫고 창의력 있는 과학영재 양성제도를그토록 강조한 것이다.

우리의 학교를 포함한 주위 환경은 창의적 인재 양성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가?

장재열 편집위원 | cjy@scinews.co.kr

저작권자 2008.07.2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