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래저래 병원문턱이 닳는 줄 모르고 들락거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계절과 유행병을 탓해보기도 하지만 똑같은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자라는 다른 아이를 볼 때면 자신의 육아법을 다시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어린이질환 중 어른이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상당수다.
유행성 결막염
여름에 흔히 많이 걸리는 유행성 결막염은 어른들의 부주의가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다.
수영장이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다녀온 후, 급격히 결막염 증세가 확산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증세는 전염성이 강해 개학을 하고도 한참동안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게 된다. 한번 걸리면 좀처럼 증세가 완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족 모두 전염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유행성 결막염은 아폴로 눈병과는 다르다. 대개는 비슷한 때에 비슷한 증상으로 눈이 아프기 때문에 증상만 보고 구분하긴 어렵지만 유행성 결막염은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갑자기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많이 나며, 눈꺼풀 속에 모래가 들어간 것같이 거북하고 가려워 눈을 비비게 되고, 눈이 타는 듯이 아프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눈이 붓기도 하고, 눈이 부셔 햇볕 아래에서 눈을 찌푸리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눈앞이 흐려지기도 한다. 더구나 어린아이의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유행성 결막염과 감기를 동시에 앓기도 한다.
사람 많은 곳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상책
여름철, 특히 유행성 결막염이 의심되는 때는 사람이 많은 수영장이나 목욕탕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유행성 결막염은 수건으로도 전염되므로 결막염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여름철에는 수건을 자주 교체하고, 일광 소독이나 열탕 소독을 정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혹시 가족 중에 감염된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수건을 따로 써야 한다. 안약을 넣어 줄 때도 환자의 눈꺼풀을 만지고 약을 넣은 다음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전염을 방지할 수 있다. 세숫대야도 환자와 같이 사용하면 안된다. 심지어 환자가 잡았던 문 손잡이를 다른 사람이 잡아도 전염될 수가 있다. 특히,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씻도록 해야 한다. 유행성 결막염의 경우 치료가 더딜 뿐 아니라 치료 초기에는 상태가 더 나빠져 보이기도 해, 간혹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니기도 하는데, 보통 2~3주 동안 증상이 진행되므로 인내력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려워도 눈을 비비지 못하게 해야
눈을 비비면 염증이 생긴 눈에 자극을 주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더러운 손으로 눈을 문질러 다래끼까지 생기면 치료가 더욱 힘들어지므로 결막염에 걸린 아이들은 손을 자주 씻겨야 한다. 간혹 눈을 비비지 못하게 하려고 안대로 가리기도 하는데,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안대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찜질을 해도 안된다
눈이 아프고 충혈되었다고 찜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막염의 경우에는 뜨거운 찜질이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각막에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적긴 하지만, 간혹 각막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다. 각막이 흐려지면 시력이 떨어지는데, 반년에서 1년 이상 치료를 하면 시력이 다시 회복된다. 대개 눈이 발갛게 되면 우선 안약부터 넣고 병원을 찾곤 하는데, 유행성 결막염에 걸렸을 때 함부로 안약을 쓰면 안된다. 눈병에 걸리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선은 편히 쉬게 해준다
어린이가 유행성 결막염에 걸리면 무엇보다 집에서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염성이 강한 병이기 때문에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가능한 눈을 감고 집에서 편하게 쉬도록 하는 것이 병을 하루라도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이다.
잠깐 의학상식!!
유행성 결막염이 전염성이 강하다 보니 환자를 쳐다만 봐도 전염된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넓이뛰기는 하지 못한다. 환자와 직접 닿지 않고 보기만 하는데 전염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미리 안약을 넣는다고 예방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예방법이다.
콜레라
잘못된 음식 섭취를 하게 되면 생기는 질병 중 콜레라는 대표적이다. 이 또한 어른들의 부주의로 생기는 질환으로 콜레라에 걸리면 설사를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콜레라에 걸렸다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어서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가벼운 설사만으로 그치는 경우도 있다.
통계를 보면 20명 중에 한 명 꼴로 심한 콜레라가 걸리는데, 심한 경우 설사를 많이하는데도 배가 별로 아프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만일 토하고 배도 아프고 다리가 아프고 열이 나기도 한다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므로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콜레라는 음식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으로 음식만 조심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끓이고 익혀먹는 것이 가장 중요
끓이고 익힌 것만 먹으면 콜레라는 걸리지 않는다. 또한 일단 콜레라 위험 조건이라고 판단되면 조리한 것도 뜨겁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조리 후에 균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단 조리한 것이라도 차게 보관해야 한다. 특히 콜레라 균은 쌀밥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여름철이라도 밥은 뜨겁게 해서 먹는 것이 좋고, 보관 역시 뜨겁게 하는 것이 좋다. 콜레라균은 끓는 물에서는 바로 죽고, 섭씨 56도에서도 15분 정도면 죽는다. 그 밖에 콜레라균은 PH 6.0이하의 산성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식초같은 음식에서는 균이 죽는다. 야채 역시 가능한 익혀 먹이고 불량식품은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발병이 의심되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콜레라는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매번 여름철이면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단 콜레라가 의심되면 치료는 빨리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수분과 전해질의 보충과 항생제의 사용으로, 수분과 전해질의 보충은 탈수현상을 막아주므로 특히 중요하다. 콜레라는 심각한 전염병인 만큼 빠른 병원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알레르기성 질환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근원적인 책임은 모유를 먹지 못한데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모유로 자란 어린이는 면역력이 강해 갖가지 알레르기성 질환에 비교적 강하게 대처한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나와있기 때문.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력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몸에 해가 될 수 있는 세균, 음식 약물 등 이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려는 방어작용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런 작용이 지나쳐서 인체에 해를 주게 되는 것을 알레르기라고 말한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에 의해 알레르기성 비염, 두드러기, 천식 등으로 고생하게 된다.
특히 알레르기는 일상 생활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해 지나친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심한 불편함과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문제다. 알레르기는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결막염, 담마진, 알레르기성 자반증 등 매우 다양하다.
엄마 젖 먹이세요
최근 모유에 관한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면서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늘어가는 추세지만 아직도 상당수가 모유를 먹이지 않는다.
모유의 장점은 모두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 그 중 아이에게는 두뇌발달과 평생 건강의 기본인 면역력이 모유를 먹이지 않은 아이에 비해 월등히 좋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성장하면서 고통스러운 부분이 될 수도 있는 알레르기성 질환은 모유를 먹이면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어린이 건강에 신경써야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역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이다. 알레르기는 계절과 환경에 따라 생활 속의 어떤 물질에 의해, 언제 어디서건 어린아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한 것은 특별한 약이나 행동이 아니라 평소 튼튼한 체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건강이 최고조라면 면역력도 높아 어지간한 증세에 당당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볕 화상 & 일사병
여름철 어린아이가 강렬한 태양빛에 너무 오래 노출되는 것은 어른의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면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체내 체온조절이 어려워져 일사병이나 햇볕 화상을 입게 된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가능한 바깥 출입을 못하게 하고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일단 아이의 몸이 축 늘어지고 피부가 벌겋게 되면 옷을 벗겨 체온을 떨어뜨린 후, 서늘하고 시원한 곳에서 축축한 담요 등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선크림을 발라준다
아이가 9개월 이상이면 바깥 출입시 선크림을 발라주어야 한다. 또한 가능한 통풍이 잘 되는 모자를 씌워 머리가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게 해주어야
여름철에는 땀으로 수분이 지나치게 배출되므로 평소 물을 자주 마시게 하고 수박이나 참외 등 수분이 많은 여름 과일을 많이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중독
여름철 어른의 부주의로 생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질환이 바로 식중독, 주로 음식에 의해 걸리므로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하기 쉬운 음식은 가능한 빨리 조리해 먹고, 조금이라도 유통기한이 의심되는 것은 절대로 어린아이에게 먹이지 않아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어른에 비해 여름철 질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5일이 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장보기는 가능한 날마다
흔히 일주일치 식료품을 한꺼번에 구입해 먹곤 하는데, 여름철이면 가능한 날마다 장을 보는 것이 좋다. 오래 보관해도 되는 식품이야 상관없지만 야채나 고기, 각종 햄 등 유통기한이 있는 식료품의 경우 보관하는 과정에서 상할 수 있으므로 번거롭지만 조금씩 매일 장보는 것이 좋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여야
특히 물은 반드시 끓여서 마셔야 한다. 설사가 생기면 꾸준한 수분공급을 해 탈수를 막고 우유와 같은 유제품은 피한다.
땀띠
여름철에 특히 증세가 심해지는 땀띠는 부모가 신경쓴다고 해도 좀처럼 효과적인 예방법이 없을 만큼 한 번쯤은 겪는 질환이지만 증세의 경중에 따라 부모의 부주의를 탓할 수도 있다. 우선은 기저귀를 착용하는 어린아이의 경우 집에서는 가능한 기저귀를 벗겨놓는 것이 땀띠 예방에 좋다. 또한 실내 공기를 항상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땀띠, 아이들에게 특히 흔한 증상
아이들은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데다 땀샘의 밀도가 성인보다 높아 땀띠에 걸리기 쉽다. 또 아이들은 신진대사가 왕성해 땀이 많이 난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열감기도 쉽게 걸린다. 땀띠를 방치하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로인해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땀띠의 가장 대표적 증상으로 가려움증을 들 수 있는데, 이때는 손톱이나 소매끝으로 긁어 2차적인 세균감염이 생길 수 있으니 항상 깨끗이해 주어야 한다.
목욕도 자주 해줘야
땀띠가 심한 경우 목욕은 가능한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가능한 비누를 쓰지 말고 찬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효과적이다. 옷은 수분흡수가 잘되는 면소재의 넉넉한 옷을 입히고, 간혹 냉찜질을 하거나 땀띠연고 등을 발라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