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풀 꽃

추억66 2017. 9. 10. 11:56

풀 꽃

 

               나 태 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선생님들이 쓴 시는 대체적으로 쉽고 따뜻하다.

아마도 오랜 세월 아이들과 함께하여 아이들에게 동화되어 버린 시인들이 

아이들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시를 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었던 나태주 시인의 시는 더욱 그렇다. 

  

나는 젊었을 적 아이들을 가르칠 때, 똑똑한 아이 잘난 아이에 눈이 갔었다.

그런 아이들을 가르치며 뿌듯했고 인재를 길러내는 보람을 느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우수한 아이들은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가고 

고개 숙이고 있는 아이, 울퉁불퉁한 아이가 더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지금쯤 잘 나가고 있을 제자들은 이름도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데

가르칠 때 눈에 밟혔던 아이들은 어디에서 제대로 밥이나 먹고 있나 늘 걱정이 되어선지 쉽게 잊히지도 않는다.

이 녀석들이 가끔씩 소식을 보내주기도 하지만

그닥 신통찮은 소식이 아니어서 가슴에서 시원하게 지워버릴 수가 없다.

 

내 가슴에 아픈 자식들로 남아있는 제자들에게

손 꼭 잡고 이 시를 읽어주고 싶다.  

"너도 그랬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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