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소금 적게 먹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

추억66 2013. 12. 24. 17:12

소금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질 중 하나다. 또한 음식의 맛을 내는 조미료로써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다. 기원전 6000년경, 인류가 처음으로 소금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래로 원시시대와 농경사회를 거쳐 지금까지도 소금을 섭취해오고 있다.

더불어 소금은 고대국가의 종교의식에서 중요한 제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변하지 않는 소금의 성질 때문인데, 계약을 맺거나 충성을 맹세하는 과정에서 징표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소금은 단순히 조미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바꾸기도 하였다. 소금의 생산지인 해안이나 암염, 염호 등이 있던 장소는 수렵민 또는 농경민이 소금을 교환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교역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점차 소금을 얻기 위한 국가 간의 교역로로 발달하게 되었다.

“나트륨 2천400mg씩 증가할 때마다 심장질환 사망률은 56% 증가한다”와 같은 연구결과가 등장하면서, 소금은 현대에 이르러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염분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그에 따라 염분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 소금은 인류가 이용해 온 조미료 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었으며, 대체품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소금은 조미료 기능을 넘어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무기질 중 하나이다.  ⓒ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오히려 소금 섭취를 줄일 경우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1일 섭취해야 하는 소금의 권장량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소금의 종류에 따라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권장기준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1일 소금 권장량,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그동안 미국 의학계를 중심으로 권장하고 있던 1일 소금 섭취 권장량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의학학술원(Institute of Medicine of National Academies. IOM)의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의학학술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의 권장량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학학술원은 2005년도에 나트륨 저감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였고, 이후 많은 단체에 영향을 주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하루에 나트륨을 2천300mg (약 소금 5.8g)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학학술원이 종전의 이 보고서를 뒤집는 새로운 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스스로 이 권고치가 건강에 좋은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면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소금을 너무 적게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실제로 2012년 미국 고혈압학회지의 논문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하루 8.7g 이상의 소금을 섭취한 그룹과 6.9g 이하의 소금을 섭취한 그룹의 혈압을 비교한 결과, 소금을 적게 먹은 그룹이 혈압은 약간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성지질, 콜레스테롤, 알도스테론 등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인자들은 도리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

또한 2011년 미국 의학협회지의 논문을 보면, 미국인 3천681명을 소금을 많이 먹는 그룹(하루 소금 섭취 14.6g), 중간 그룹 (9.65g), 적게 먹는 그룹(6.2g)으로 나누어 8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소금을 적게 먹는 그룹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소금을 많이 먹는 그룹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염화물이 부족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 높아

소금 섭취의 딜레마를 나타내는 연구는 또 있다. 기존에는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소금을 적게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소금 속 성분 중 60%를 차지하는 염화물(chloride)이 체내에 부족하게 되면, 오히려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심혈관·의과학연구소의 산도쉬 파드마나반 박사팀은 고혈압 환자 1만3천 명을 대상으로 35년간에 걸친 조사자료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혈중 염화물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파드마나반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소금 속 염화물이 체내에서 중요한 생리학적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염화물은 나트륨과 함께 세포가 기능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해질 중 하나이다.

이번 연구는 소금이 혈압과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딜레마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금은 전체 성분 중 39%를 차지하는 나트륨에만 관심이 집중됐지 나트륨보다 더 많은 염화물이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금 섭취 줄이면 코골이도 줄어들어

그럼에도 여전히 과도한 소금 섭취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 있는 오피스탈 데 클리니카스(Hospital de clinicas) 연구팀은 54명의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인체에 수분을 축적시키게 되고, 환자가 바로 누워 있을 경우에 이 수분은 잠자는 동안 환자의 목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목으로 이동한 체액이 공기가 지나가는 기도의 위쪽 부분을 좁히면서 수면 장애 및 코골이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54명의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매일밤 이뇨제를 복용하게 하였고, 다른 한 그룹은 저염식 식단으로 음식을 바꾸게 하였다. 나머지 한 그룹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일주일 뒤, 각 그룹별로 수면 무호흡 증상을 앓고 있는 환자의 숫자를 비교하였다.

저염식과 이뇨제가 각각 코골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이뇨제를 복용한 그룹과 저염식으로 식단을 바꾼 그룹은 모두 소금의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았다. 이뇨제를 복용할 경우, 수분과 함께 염분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이뇨제를 통해 체액으로 인해 목이 붓는 현상을 줄여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과도한 이뇨제 사용은 환자가 밤중에 더 많이 화장실을 가게 만들어 또 다른 수면 방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음을 함께 보여주기도 하였다.

소금은 인류가 이용해온 조미료 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었다.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낼 뿐 아니라, 단맛이나 신맛을 내는 감미료와 산미료와는 달리 다른 물질로 거의 대체시킬 수 없다. 그러한 점에서 소금은 인류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이 문제가 되듯, 반대로 너무 적게 섭취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자신의 건강에 맞춰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12.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