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콩의 위대한 변신

추억66 2013. 5. 16. 23:34

세계 장수촌 중 하나인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 '빌카밤바'는 질병이 없는 면역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 모든 주민들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을 주식으로 섭취한다. 건강백세시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콩에 대하여.

완벽 식품 콩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두부와 콩나물, 세계인이 주목하는 발효 식품 장류 등은 모두 콩에서 비롯되었다. 콩에는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이소플라본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주는 레시틴이 함유되어 있다. 레시틴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춰주고 혈관을 깨끗이 하는 유익한 콜레스테롤은 높여주어 동맥경화나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콩 단백질은 골 흡수율(뼈 감소율)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뼈 형성(뼈조직의 바탕에 석회염(石灰鹽)이 침착하여 뼈조직을 이루는 일)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며, 칼슘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감소시킨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이 육류, 유제품 등에 들어 있는 동물성 단백질보다 뼈 건강에 유익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콩의 진화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콩은 각국의 문화에 맞춰 다양한 요리로 변화하면서 세계인의 필수 식품으로 발전했다. 삶은 콩을 갈아서 응고시킨 두부는 95%에 이르는 높은 소화 흡수율에도 열량은 100g당 79kcal밖에 되지 않아, 서양에서도 다이어트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두부를 즐겨 먹는 중국과 일본은 다양한 종류의 두부를 시판하고 있으며 두부로 만든 가공식품도 다양하다. 중국의 포두부나 얼린 두부, 삭힌 두부, 일본의 유부, 유바(두유를 끓여 생긴 막을 말린 식품) 등이 그 예이다.

이 밖에 콩 발효 식품은 삼국이 제각각 다른 형태로 발전했는데, 우리나라는 된장과 청국장, 일본은 낫토가 대표적이라면 중국에는 콩 발효 식품으로 두반장과 춘장이 있고 콩으로 다양한 조리용 소스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콩을 발효시킨 액상 소스인 간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에서 사용되는데 각각의 식문화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발달해왔다.

된장

된장은 간장을 빼고 남은 메줏덩어리로 만든 재래식 된장이 기본이며 만드는 방법에 따라 청국장, 막장, 가루장 등으로 나뉜다. 된장은 한식의 대표 국물 음식인 찌개부터 장아찌, 쌈장, 기본양념 등 우리 음식 전반에서 두루 사용된다.된장은 영양 가치가 높은 콩에 발효 과정이 더해져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발효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지방산과 이소플라본 등이 건강 효과를 더한다.

활용법

한식 나물 중에서도 취나물, 냉이, 열무 등 향이 진하거나 독특한 맛이 나는 봄나물을 살짝 데쳐서 된장으로 무치면 맛을 중화시키고 봄철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해준다. 또한 고기 요리에 된장을 넣으면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주고 풍미를 돋워준다. 닭다리살 된장구이, 소고기 된장전골,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된장으로 양념한 뒤 직화로 구워내는 전통 음식 맥적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양식 된장은 달걀의 맛을 풍부하게 하며 고기 스튜 요리의 맛을 강하게 해준다. 양념된 고기에 풍미를 더할 때 사용하면 좋다. 달걀 요리에 된장을 약간 집어넣으면 평범한 달걀이 고소한 유정란 같은 맛을 낸다. 푸아그라에 된장을 넣으면 삼겹살과 된장의 조화처럼 느끼한 맛을 덜고 본연의 진한 맛을 살려준다.

간장

간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서 추출한 용액으로 여러 해를 묵힐수록 빛깔이 짙어지고 감칠맛이 강해진다. 메주를 건져낸 뒤 간장만 빼내서 1~2년 정도 된 간장을 '청장'이라 하고, 3~4년 된 간장은 '중간장', 5년 정도 묵힌 간장을 '진장(陳醬)'이라고 한다. 햇메주에 소금물 대신 지난해의 간장을 부어서 숙성시킨 것을 '겹장'이라고 하며, 겹장은 덧장이라고도 해서 주로 국에 간을 하거나 나물 무침에 사용한다. 전통 간장에는 콩의 단백질에서 분해되어 나온 다양한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 구수한 맛을 낸다. 시판 양조 진간장은 밀가루를 첨가한 것으로 아미노산과 함께 당분이 함유되어 전통 간장보다 단맛이 더 난다.콩이 발효되면서 구수한 맛, 단맛, 짠맛이 묘하게 조화된 천연 조미료 간장은 음식에 특유의 향을 더해 풍미를 높여준다. 또한 간장의 메티오닌 성분은 체내의 유독한 물질을 제거해주고 혈액을 맑게 해준다.

활용법

한식 맑은 간장은 주로 국을 끓이거나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한다. 이때는 간장은 약간만 넣어 감칠맛을 돋우고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맞추는 게 보기에도 좋고 맛도 깔끔하다. 진간장은 볶음 요리나 고기를 양념에 잴 때 사용한다. 구이나 볶음을 할 때 간장을 넣으면 높은 열로 인해 간장이 타면서 감칠맛이 진해진다. 양식 고기의 맛을 증진시킬 때나 신맛의 균형을 잡아줄 때, 채소의 씁쓸한 맛을 없애면서 더욱 풍부한 맛을 낼 때 활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큰 멸치를 식초에 절여 먹는 스페인의 대표 음식 보케로네스를 초간장으로 절이면 멸치의 비린 맛은 잡아주고 감칠맛은 풍부해지는 장의 효과가 더욱 극명해진다. 초간장으로 채소 장아찌를 담그면 신맛이 아닌 장의 감칠맛이 더해진다.

한국의 콩 발효 식품

각 민족마다 선호하는 맛이 잇고 그 맛을 내는 조미료가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장을 이용하여 간을 맞추고 맛을 냈다. 시대가 바뀌고 식습관이 변해도 장은 우리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조미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삼국시대부터 콩을 이용하여 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풍미가 다양한 120여 종의 장류를 제조했다.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먼저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어야 하는데 메주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여러 장류의 원료가 된다. 장은 최초에는 중국에서 건너왔지만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는 것은 우리 고유의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맛으로서 각광받는 '장'은 최근 외국 유명 셰프들에게도 좋은 조미료로서 사랑받고 있다. 샘표 알리시아 '마드리드 퓨전'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페인 알리시아연구소의 수석 셰프 자우마 비아르네즈는 "장은 분명 식물성 재료인데 고기 맛이 난다며 육류 섭취가 너무 많은 현대인들의 식습관을 장이 바로잡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파스칼 바르보는 "한국의 장은 소금을 대체해 간을 할 수 있는 건강 소스"라고 우리나라 장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추장

고추장은 고춧가루에 메줏가루와 찹쌀을 넣어 매운맛을 중화시킨 탁월한 음식으로, 한식에서 매운맛을 내는 데 두루 사용된다. 단맛, 짠맛, 감칠맛,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우리 전통 발효 식품으로 중국과 일본에는 없는 우리만의 콩 발효 소스이다. 된장이나 간장이 고대부터 있어왔던 것에 비해 고추장은 조선 중기 이후 우리 식생활에 편입된 음식으로 약 23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문으로 고추장을 표기할 때에는 '쓸 고(苦)' 자에 '산초나무 초(椒)' 자를 쓴다. 일부 학자들은 고추장이 우리 음식의 주류에 빠르게 편입된 것을 두고 이미 산초나 천초, 후추 등을 이용해 매운맛을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활용법

한식 고추장은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채소로 고추장 장아찌를 만들 때 사용된다. 생채나 숙채, 조림, 구이 등의 조미료로 쓰이며 볶아서 찬으로 먹거나 회 등을 찍어 먹는 초고추장이나 비빔밥, 비빔국수의 양념 고추장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양식 쌀 요리와 스페인식 스튜 요리에 고추장을 넣으면 달콤한 맛이 나면서 음식 맛이 살아난다. 토마토가 들어가는 파스타에 활용하면 매운맛을 더할 수 있으며 해산물을 이용한 볶음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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