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가벼운 영혼만이 열정 속으로 투신할 수 있다고... 나비는 불꽃이 자기를 태울 거라 생각진 않았을 거라고... 혹, 불빛은 나비에게 환한 거울 같은 것이었을 거라고... ..시인은 노래합니다. 영혼은 나비처럼 가벼웠습니다. 바람처럼 가벼웠습니다. 나비 날개에 묻은 바람의 향기처럼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타오르는 그 찰나에 꺼졌다 살아나는 얼굴,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얼굴, 시작도 끝도 없는 바람, 완전한 항복, 이제는 한 올 눈부신 빛으로 시작하는 그리움, 바보스런 힘, 그토록 무량한 것은 이 세상에 다시 또 없는, 비 한 방울 거느리지 않고 이천 년의 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빈 무덤, 나의 순간, 나의 영원 꿈꾸는 폐허에서 목숨과 목숨을 이어주는 누군가의 사랑이 여기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다운, 오래 보아야 깨달을 수 있는... 언제나 황홀함으로 눈떠있는 고통이여, 삶이여! 이 세상 모든 열망에 불지르는 사랑이여! 영원이여!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