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천모(53)씨는 요즘 마음이 불편하다. 여름휴가를 맞아 지난 주말 부모님이 계시는 목포에 다녀온 이후부터다. 80대 중반에 접어드신 아버지에게는 없던 치매 증상이 보이고, 평소 무릎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던 어머니는 아예 몸져누우셨다.
이 시대의 아들, 딸이라면 모두 천씨의 마음을 공감할 것이다.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가정을 꾸리는 사이 부모님의 건강은 살피지 못하고 뒤늦은 후회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모든 자식들이 겪는 공통된 모습이다.
인간 수명이 연장되면서, 이른바 '100세 시대'에 들어섰다. 노년을 값지게 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건강'이 꼽힐 수밖에 없다. 자식 된 입장에서 부모의 건강을 지켜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인 셈이다.
◆ "손잡고 동네 한바퀴"
자주 찾아뵙는 것 이상의 효도는 없다. 특별한 날에 양손 가득히 선물을 챙겨가는 것을 효도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30분, 1시간이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부모님을 찾아뵙도록 하자. 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는 근처 공원이나 놀이터를 걷는 것이 좋다. 단, 추운 날이나, 비 또는 눈이 내리는 날은 피하도록 한다.
미국 공중보건학회에서 발간하는 '미국공중보건학(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誌 1997년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유헤븐과 코네티컷에서는 72세 이상 노인 중 1% 이하만이 정상 걸음 속도인 1초에 1m를 걸을 수 있었다. 또 7%만이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건널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걸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노인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다. 또한 가장 필요한 운동도 '걷기'다. 젊은 사람처럼 정해진 시간동안 땀이 날 정도로 걸었다가는 오히려 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입고, 모자도 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적당한 속도로 걷고, 탈수증상에 대비해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한다.
◆ "잘 보이세요? 잘 들리세요?"
나이가 들면 시력과 청력이 감퇴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그 속도를 더디게 할 수도 있다. 부모님과 대화중에 자연스럽게 "잘 보이세요" "잘 들리세요?"라고 여쭤본다.
만약 자신의 부모가 평소 아픈 곳이 있어도 자식에게 짐이 될까봐 숨기는 성향이라면, 다른 방법을 써본다. 대화중에 서류나 신문을 내보이며, 읽으실 수 있는 지 살펴본다. 말을 할 때에도 작은 소리로 얘기해 알아들으시는 지 확인해보고, 오른쪽귀와 왼쪽귀의 상태를 각각 알아본다.
만약 부모님의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면, 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평소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부모님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노년기 '몸의 병'은 '마음의 병'까지 불러올 수 있다. 몸이 아프면 스스로를 '살아갈 의미가 없는,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부정적인 마음이 커진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 자살의 충동까지도 경험한다.
[조경진 MK헬스 기자 nice2088@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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