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저염분 식탁, 어떻게 차릴까

추억66 2010. 5. 4. 15:55

 

불명예스럽게도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 이에 우리의 식단을 재정비하고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나트륨을 줄인 건강 메뉴'를 발표했고 대한고혈압학회는 '소금 섭취 줄이기 운동'이라는 슬로건을 꺼내 들었다.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5g으로 제한하면 고혈압과 뇌졸중 발병 위험이 30% 이내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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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금에서 국산 천일염으로 대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브랜드마다 내든 비장의 카드는 저나트륨 기능성 소금이다. 저나트륨 소금이란 나트륨 함량을 줄이면서 짠맛을 유지하기 위해 나트륨과 칼륨을 화학적으로 반반가량 섞은 것. 그러나 저나트륨 소금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신부전 환자의 경우엔 체내에 칼륨 성분을 축적시켜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천일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국산 천일염은 염화나트륨이 80%, 그 외에는 칼슘, 마그네슘 등 각종 천연 미네랄 성분이 함유돼 있어 소금 섭취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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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탁에서 짠 음식은 한 가지로 제한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한 가지 음식에 집중시키는 방법도 있다. 가령 간이 센 국을 상에 올린다면 나머지 반찬은 생채나 샐러드, 나물류 등 간을 거의 하지 않은 싱거운 반찬을 곁들이는 식이다. 또한 늘 상에 올리는 김치는 나트륨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대표 식품이기 때문에 일반 김치보다는 염분이 적은 겉절이 김치나 물김치 건더기를 먹고, 김치의 크기도 작게 썰어 상에 올리는 것이 좋다. 습관처럼 김치 위에 김칫국물을 부어 상에 내는 가정도 많은데 이는 반드시 고쳐야 할 습관. 또한 쌀밥에 비해 단맛이 적은 현미나 보리밥으로 바꾸면 짠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반찬들을 덜 짜게 조절해서 먹게 돼 저염식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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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간장 대신 저나트륨 소스 활용


짠맛을 대체할 다른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짠맛을 대체하는 효과가 가장 큰 맛은 신맛과 단맛이다. 조리 시 소금과 간장의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과일이나 채소로 만든 소스를 활용하면 적당한 양의 나트륨은 흡수하면서 음식 맛도 살릴 수 있다. 소금과 깨를 섞어 만든 깨소금을 요리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 참깨의 지방 성분이 소금 입자에 기름막을 형성해 염분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위를 편안하게 만든다.
식약청에서 제안하는 저나트륨 소스
사과 고추장_ 물 15g, 고추장 7.5g, 사과 50g, 설탕 2.5g, 참기름 2g
발사믹 소스_ 간장 1g, 올리브 오일 13g, 발사믹 식초 6g, 꿀 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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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그릇을 밥그릇과 같은 사이즈로 바꿔라


국, 찌개, 전골 등의 국물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다. 따라서 한 끼 국의 양을 100~150g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은데, 끼니때마다 양을 계산해서 먹는 것이 번거롭다면 국그릇을 따로 두지 말고 밥그릇을 함께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간을 많이 해야 하는 찌개나 전골 대신 염분이 적은 맑은 국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만약 된장찌개나 고추장찌개 등을 먹는다면 주 양념장이 되는 된장 혹은 고추장 외에는 다른 모든 간을 최소화하고, 건더기 위주로 먹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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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은 끓는 물에 데쳐 먹을 것


염분이 과다하게 함유되어 있는 햄, 소시지, 어묵 등의 가공식품은 조리하기 전에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한 번 헹궈 조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나트륨을 줄일 수 있다. 그런 후 별도의 간을 하지 않고 슬라이스해서 참기름이나 올리브 오일 등에 볶아 먹는 것이 염분을 가장 적게 섭취하는 길. 또한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날김, 날파래 등과 함께 조리해 먹는 것도 저염식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예다.

저염식을 해야 하는 이유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하루 나트륨 권장량은 5g이지만 한국인은 13.2g에 이른다. 염분을 섭취하게 되는 주요 경로는 가공식품이나 MSG를 많이 사용하는 외부 음식들인데, 여기에 한국인들은 김치, 젓갈, 간장, 된장 등을 통해 추가로 나트륨을 섭취함으로써 일상적으로 과잉 섭취하는 것. 몸속의 염분 함유량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고 수분을 필요 이상 섭취 시 혈관에 부담을 줘 혈관을 팽창시키고 팽창된 혈관 세포로 인해 혈관이 좁아진다. 따라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는 자연스레 고혈압으로 연결된다. 또 소금은 위점막을 손상시키기 쉬운데, 약해진 위점막으로는 음식에 들어 있는 발암 물질을 제대로 막을 수 없어 간접적으로 위암에 노출되는 것과 다름없다. 나트륨을 하루 1g 이하로 섭취한 그룹에 비해 5g 이상 섭취한 그룹은 고혈압 발병률이 11.9%, 허혈성 심장병에 의한 사망 위험률이 1.56배나 높다고 밝혀졌다.

나트륨, 어느 정도 섭취해야 할까

그러나 무조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인다고 능사는 아니다. 나트륨의 과잉 섭취 못지않게 소금의 양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 역시 많은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금은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가 원활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해 줌으로써 신경 자극 전달이나 근육 수축, 심장 기능 등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한다. 또 음식물의 소화 흡수 기능과 정상적인 혈액 및 혈압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의 혈액은 0.9%의 염분 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나트륨의 섭취량이 모자라면 우리 몸은 무염분 상태가 돼 무력증이 올 수 있고, 또 각종 염증을 물리칠 수 있는 저항력도 약해진다. 그렇다면 나트륨을 어느 정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인 5g은 소금 1/2큰술, 간장 1큰술, 된장 2큰술, 고추장 2큰술에 해당한다.

기획 강민경 지희진 | 포토그래퍼 이진하 | 여성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