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서울 명동본당 지하성당 매일 오전 성지미사

추억66 2010. 1. 26. 16:04

서울 명동본당 지하성당 매일 오전 성지미사


▲ 신자들이 순교자 9명의 유해가 모셔진 명동성당 지하성당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왜 걱정하십니까? 기도할 수 있는데…"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주임 박신언 몬시뇰) 제대 아래 부분에 있는 지하성당 입구 푯말에 적혀 있는 말이다. 기도로써 하느님과 함께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느님을 만나는 성전이라는 점에서 모든 성당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명동성당 지하성당은 좀 특별하다. 여러 면에서 그렇다.

 지하성당이 성인들의 유해가 안치된 성인 묘역이라는 사실을 아는 신자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이곳에 유해가 안치된 성인은 기해박해(1839년) 때 순교한 앵베르 주교, 샤스탕ㆍ모방 신부, 최경환(프란치스코)과 1841년 순교한 김성우(안토니오) 등 5명. 순교자 푸르티에ㆍ프티니콜라 신부와 이 에메렌시아 및 무명의 치명자를 포함하면 모두 9명의 순교자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신앙을 지키려고 하나뿐인 목숨까지 버렸던 이들과 함께 바치는 기도이니 만큼 각별할 수 밖에 없다.

 명동본당이 2005년 1월부터 매일 오전 10시 이곳에서 성지(聖地)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한 것은 명동성당이 성지임을 알리고 순교자들의 피땀어린 신앙을 본받게 하자는 이유에서다. 매일 지하성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특별히 성인들 전구를 구하는 성지미사는 기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상징이 되면서 명동본당 선교를 활성화하는 데, 영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24시간 성체가 현시된 지하성당에서 조용히 묵상하거나 기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미사 시간 전후가 아니더라도 매일 고해성사(시간표)를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명동성당 지하성당만의 장점이다. 작은 지하성당이 가진 조용하고도 엄숙한 분위기가 하느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하는 데 한몫하는 것은 물론이다.

 매일 성지미사에 참례한다는 우연숙(루피나)씨는 "교구 신부님들이 돌아가시면 지하성당에 유해를 모시는데, 고인의 시신을 직접 보면서 기도할 때 한평생 교회를 위해 살다간 그분들의 신앙이 생생히 전해져옴을 느낀다"면서 "이 또한 명동성당 지하성당을 찾는 신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신앙체험"이라고 말했다.

 박신언 몬시뇰은 "지하성당이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는 예수 그리스도 말씀처럼 모든 이들이 기도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 안에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가 되면 좋겠다"면서 명동성당을 찾는 이라면 지하성당을 꼭 한번 들러볼 것을 권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어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이 아니라면 우리가 언제 ..  (0) 2010.01.26
돈은 퇴비와 같다.  (0) 2010.01.26
신자들을 감동시켜 보세요"  (0) 2010.01.26
[스크랩] 모네 ㅡ 루앙 대성당  (0) 2009.08.10
김수환 추기경님 인생덕목  (0) 2009.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