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간식, 소화기 면역세포에 부담
‘공장식 축산품’ 신종바이러스 온상
타미플루가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죽이는가? 아니다. 타미플루는 세포 안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번져가는 것을 막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 안에 들어온 ‘적군’은 누가 처치하는가. 바로 면역세포다.
우리 몸 안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생물체 그리고 내부에서 발생한 이물질이나 이상세포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를 면역력 또는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 물론 손을 자주 씻거나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 피부나 점막과 같은 ‘1차 방어선’이 무너져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치료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 치료를 받지 않아도 낫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치료를 받아도 죽는 경우가 있다. 낫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하면 몸 안의 방어망인 면역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면역력 증강이 중요하다. 면역력을 키우면 신종플루보다 더한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낼 가능성이 커진다. 면역력을 높이는 길은 쉽다. 식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너무 상식적이라서 무시하는 이들이 많다. 충남대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는 “음식을 골고루 먹고, 충분히 쉬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슬로라이프다. 다음은 면역력 증강을 위한 행동요령이다.
■ 깨끗한 제철 음식을 먹는다
제철에 나는 유기농 생야채 위주로 식단을 짜라. 주식은 통곡식(씨눈과 껍질이 그대로 달려 있는 곡물)이 좋다. 통곡식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은 가능하면 조리를 단순하게 해서 자연상태로 먹어야 한다. 제철 식재료를 쓰면 값이 싸고, 조리를 단순하게 하면 품이 적게 들며, 가능한 한 통째로 먹으면 음식량이 늘어난다. 일석삼조인 셈이다.
■ 꼭꼭 씹어 적게 먹는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되 양은 조금 모자랄 정도로 적게 먹는 게 좋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또 소화나 흡수가 잘되어 몸 안에 노폐물이 적게 쌓인다. 이현숙 한약사는 “면역세포가 많은 곳 가운데 하나가 소화기의 점막 세포”라며 “과식이나 간식은 소화기에 부담을 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 물을 자주 마신다
물을 자주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라. 하루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혈관이 확장되어 순환 작용이 좋아진다. 또 소변량이 늘어 대사 과정에서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빨리 배출시킨다. 식사 전후 1시간가량은 먹지 않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
■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한다
면역력은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때 높아진다.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휴식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지배를 한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쉰다고 면역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어도 면역력이 저하된다. 현대인들은 운동을 아예 하지 않거나 운동을 너무 많이 한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하루에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라. 운동을 마친 뒤 피곤한 느낌이 들거나 갈증이 나면 과하게 운동을 한 것이다. 몸 안에서는 유해산소가 생겨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경희대 침구경락센터 인창식 교수는 “운동을 마쳤을 때 몸이 가볍고 상쾌하며 운동을 더 해도 좋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히 운동을 한 것”이라며 “운동을 시작할 때 하기 싫은 마음이 들거나 마친 뒤 지친다는 느낌이 들면 운동을 잘못하는 것으로 몸의 면역력을 도리어 떨어뜨릴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풍욕과 냉온욕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조화롭게 하여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몸이 찬 사람은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면 좋다.
■ 제 시간에 잠을 잔다
숙면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잠을 자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몸의 긴장이 풀어진다. 이때 면역세포인 자연살상세포(NK Cell)이나 헬퍼 T세포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늦어도 밤 11시 전에는 잠에 들도록 하라. 식사 뒤 낮잠도 좋다. 제때 자야 몸 안에서 휴식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 잘 분비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졸음이 오는 것은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몸 안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짬짬이 눈을 감고 쉬어라. 5분도 좋다. 쉬게 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해 면역력이 높아진다.
■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기체조, 요가, 명상 등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주 웃는 게 좋다. 특히 웃음은 면역체계를 작동시키는 T세포와 면역 글로블린을 생성하는 B세포를 활성화한다. 도파민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도 크게 낮춘다.
■ 공장식 축산품을 멀리한다
신종플루 발병의 근본 원인은 공장식 축산이라는 지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07년 가금류와 돼지에서 발견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를 주목하라고 경고했다. 이 바이러스가 공장식 농장에서 키우는 닭에 널리 퍼져 있고 돼지에게서도 종종 발견되며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공장식 축산으로 키운 가축은 반자연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축산업자들은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 항균제, 성장호르몬 등을 많이 쓴다. 이 물질들이 고기 안에 축적되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자연건강] 면역력 키우는 ‘슬로 라이프’, 신종플루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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