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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추억66 2009. 8. 4. 09:37

클로드 모네

여름날 시골 길을 걷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푸른 하늘과 먼 산, 뭉게구름, 따가운 햇살, 반짝이는 나뭇잎, 그 사이로 스며드는 빛으로 온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보았음직한 이러한 경험은 눈앞을 휘감아 나가는 반짝이는 빛과 그 빛에 의해 하얗게 반사되는 사물들로 기억된다. 흔히 우리는 사물에 고유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뭇잎이나 풀은 초록색이고, 사람의 피부는 살구색이며, 입술은 빨간색 등등……. 그렇다면 우리가 본 그 광경은 무엇일까? 온통 빛으로만 혹은 빛에 의해 하얗게 반사된 사물로 기억되는 여름날의 그 경험은?

 

 

빛의 강도에 따라 대상의 색채는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본다는 행위는 대상에 부딪혀 산란된 빛의 파장에 의해 눈의 망막에 상이 맺히게 되고, 맺힌 상이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우리의 뇌가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빛의 강도에 따라 대상의 색채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인데,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의 고유한 색채란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물의 고유색과 실제 생활에서 발견하는 색채가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해 그림을 그린 화가가 바로 끌로드 모네이다. 모네 이전의 서양미술이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면, 모네는 대상을 ‘사실적’이라기보다는 실제 ‘보이는 대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사실적’인 것과 ‘보이는 대로’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사실적’이라는 의미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전제하지 않은 일반적이고 종합적이며 총체적인 공통의 이미지라면 ‘보이는 대로’는 화가가 어느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직접 마주친 대상의 이미지를 의미한다. 이것은 화가가 대상을 보는 바로 그 순간 대상에 비춰진 빛의 강도와 대상을 둘러싼 대기의 상태, 습도 등을 반영한 이미지를 의미한다.

 

 

 

‘보이는 대로’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는 모네의 생각은 그로 하여금 같은 장소에서 같은 대상을 바라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대기의 상태에 반응하며 작품을 제작하게 한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야외 풍경을 위주로 하는 연작의 형태로 나타나며 그의 대표작인 [루앙 대성당]은 같은 대상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그린 계절과 시간, 기후 상태에 따라 대상이 보여주는 이미지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모네의 작업은 인상주의 화풍을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한편, 특정한 순간에 대상이 보여주는 이미지를 화면에 담기위해 모네는 이전 시기의 풍경화 제작 방식과는 다른 작업방식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스케치 작업을 한 곳에서 동일한 빛과 대기상태가 존속하는 동안 작품제작을 마치고자 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작품을 마무리해야 했기에 그의 작품은 이전 시기의 작품에 비해 거친 붓터치를 화면 위에 그대로 남기게 된다. 즉, 이전 시기 풍경화들이 야외 사생 후 아틀리에에서 이루어지는 세심한 마무리 작업을 거쳤다면, 모네의 작품은 그러한 마무리 손질을 거치지 않은 밑그림 같은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모네의 그림이 처음 전시되었을 때, 당시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이 완성작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더 나아가 모네는 선명한 빛의 효과를 드러내기 위해 색을 팔레트에서 혼합하여 사용하기 보다는 캔버스 위에 순색의 색들을 나란히 칠함으로써 눈에 의해 색이 혼합되게 하였고, 그 결과 그의 작품은 선명하며 투명한 색채를 드러내게 된다.


이상과 같이 대상에 비친 광선과 대기의 효과를 잡아내는 작업을 지속한 모네에 대해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잔은 “모네는 눈만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그 얼마나 위대한 눈인가!”라는 말로 모네의 순간 포착 능력을 평가했다. 우리가 그러리라고 머리로 인식하는 대상에 대한 사실적 묘사 보다는, 자신이 실제 눈으로 관찰한 대상을 화면에 담아낸 모네는 한 순간 스쳐 지나가 버릴 수 있는 세계를 영원한 이미지로 정착시켜 예술의 세계에 안착시킨 화가이다. 이러한 모네의 작업은 서양미술사에 있어서 인상주의 화풍을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모네가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은 인상 만을 그려내고 대상의 견고한 실체를 간과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된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현재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예시하며 미술사의 한 획을 긋는 사조로 자리매김했다.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1840. 11.14. ~ 1926.12.5.)

소년시절을 르아브르에서 보냈으며, 그곳에서 화가 으젠느 부댕에게 외광묘사에 대한  화법을 배웠다. 르누아르, 시슬레, 바지유 등과 공부했고 초기에는 마네 영향을 받아 인물화를 그렸으나 점차 풍경화를 그렸다. 파리 근교에 살면서 세느 강변의 밝은 풍경을 통해 인상파 양식을 개척했다. 1874년 [인상-일출]을 선보인후 인상파란 이름이 모네를 중심으로한 화가집단에 붙여졌다. 이후 8회 계속된 인상파전에많은 작품을 출품하여 인상주의의 대표적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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