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어린이 로션 성분 알고 쓰세요?

추억66 2009. 5. 8. 10:45


어린이 로션 성분 알고 쓰세요?

글리세린, 에탄올, 사이클로펜타실록산, 디메치콘 계열, 파라벤 계열, 페녹시에탄올, 부틸렌글라이콜… 읽어도 모르는 경우 많아

"읽어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있나."

지난달 '탈크 파동'의 영향으로 요즘 화장품을 구매할 때 성분명을 들여다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자녀를 위한 제품을 구입하는 엄마들은 성분명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크다. 지난해 10월부터 화장품류는 '전성분 표시제'가 실시되고 있어 원료 전체가 제품에 표시돼 있다. 다만 과자 등 식료품과는 달리 화장품 성분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성분명만 보고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다. 여름을 앞두고 자녀 피부제품을 구입하려는 엄마들을 위해 어린이용 로션과 선로션 주요 성분의 작용과 주의점을 전문가 도움으로 알아봤다.

◇대표적인 화학 성분=시중의 어린이용 로션과 선로션 중 '저자극' '천연 성분' '무향' 등 비교적 화학 성분이 적다는 제품 4가지씩을 기자가 직접 골라 공통 성분을 찾아봤다. 보습 기능을 하는 글리세린, 피부 오염을 제거하는 에탄올, 매끄럽게 발리도록 하는 사이클로펜타실록산과 디메치콘 계열(디메치콘, 디메치콘크로스폴리머, 디메치콘올, 피이지-10디메치콘 등)이 공통으로 들어 있다. 방부제 역할을 하는 파라벤 계열(메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에칠파라벤)과 페녹시에탄올, 성분의 피부 흡수를 돕는 부틸렌글라이콜 등도 함유돼 있다. 선로션에는 자외선 흡수제인 아미노안식향한, 신옥세이트, 살칠산벤질 등과 자외선 차단제벤조페논, 살리시레이트 등이 들어간다.

조사 제품들이 '천연'을 강조했음에도 합성 성분이 최소 20여 가지나 들어 있었다. 성분명들도 낯설어 거부감을 준다. 뿐만 아니라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은 지난 달 출간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 꼽은 '가장 피해야 할 화장품 성분 20가지' < 표1 참조 > 에 해당되는 성분들도 더러 있었다.

또 현재의 표시제 하에서는 성분 비율이 표기되지 않아 위험 정도를 알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일례로 파라벤류와 페녹시에탄올은 과량 사용할 경우 유해하므로 각각 전체의 4%와 1% 이하만 쓰여야 한다. 다만 함량이 높은 것부터 순서대로 적도록 돼 있어 추측해볼 수 있을 뿐이다.

◇과도한 경계보단 적절한 주의=의학 전문가들은 합성 성분 자체를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용량에 대한 규제가 잘 지켜진다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합성 성분 없이 로션을 만들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도균 교수는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로션과 선로션 사용을 중단해서는 피부의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아토피와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병이 있는 아이들이 특정 로션에 반응이 있었더라도 로션 전체를 멀리하기보다는 어떤 성분이 문제인지 병원에서 테스트를 받는 게 좋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편복양 교수는 "방부제가 안 좋다지만 방부제가 없어 다른 성분들이 부패하면 그 폐해가 훨씬 크다"고 경고했다.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각 로션 회사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천연' 성분들을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로션으로 생기는 발진과 가려움증 등은 대부분 식물 추출 성분 < 표2 참조 > 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오렌지 차나무 허브 등 천연 물질을 방부제로 사용한 경우는 보통 유효기간이 짧고, 열에 의해 쉽게 변질될 염려가 있으므로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