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말 안 듣고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아이. “누구를 닮아 저러지?’라며 탓할 게 아니라 부모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문제아 뒤에는 그에 버금가는 문제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
◎ 문제아 만드는 대표적인 부모 유형
내 뱃속에서 나온 아이지만 도저히 이해하기도 힘들고,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다며 토로하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아이가 어느 날부터 반항하고 폭력을 휘두르며 말을 듣지 않는 등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도대체, 왜?’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생후 18개월이 지나면 자아가 발달하기 시작하고, 만 2세 이후에는 ‘나와 엄마’에 머물던 관계가 제3자로 확장되면서 여러 유형의 문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행동은 발달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부모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 문제 행동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귀여운 반항아와 진짜 문제아를 결정짓는 존재가 바로 부모라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를 돌보면서 무심코 보이는 행동이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소아정신과나 아동상담센터를 찾는 부모들을 보면 공통점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이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기 때문에 1차적인 원인은 바로 부모에게 있는 셈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
문
제
형
부
모 |
신경질쟁이형
부모가 매우 신경질적이다. 아이의 조그만 잘못에도 짜증을 크게 내거나, 비난하는 말을 쏟아 붓는다. |
잔소리쟁이형
부모가 지나치게 아이를 통제하려고 한다. 항상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간섭하면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붓는다. |
분노폭발형
아이가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 처음에는 조용히 타이르다가 행동을 고치지 않으면 그동안 참았던 화가 폭발하여 아이를 때리고 소리치며 야단친다. |
폭력행사형
부모가 폭력적이다. 아이의 잘못을 말로써 지적하고 타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항상 체벌을 가하거나 감정에 치우친 폭력으로 아이를 혼낸다. |
만사오케이형
부모가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아이의 잘못을 전혀 지적하는 일 없이 무조건 다 받아준다. |
만사부정형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은 선생님한테 안 혼났어?”, “ 친구들이랑 안 싸웠어?” 등과 같이 부정적으로 질문한다. 부모의 부정적인 생각이 아이를 위축되게 만들고 오히려 그런 행동을 유발시킨다. | |
◎ 아이들 이상 행동 원인과 부모의 해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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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 된 민수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다투는 일이 많다. 문제는 ‘아이들끼리 놀다 보면 다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기에는 도가 지나치다는 점이다. 친구의 얼굴을 깨물거나 때리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한 항상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선생님의 말씀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등 과잉행동과 주의집중력에 문제를 보인다.
부모가 갖고 있는 문제점_ 민수의 부모는 아이를 야단친 적이 한 번도 없다. 혹여 아이가 기죽을까 봐 자제했다는 것. 심지어 민수가 부모를 때리더라도 그냥 맞아주면서 귀여운 짓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두 달 전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의 양육 태도가 달라졌다. 부모가 자신을 심하게 나무라고 매를 들기도 했으니 민수가 분노를 표출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어떻게 돌봐야 할까?_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이유는 부모에 대한 원망과 함께 관심을 끌려는 이중적인 심리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와 개별적인 놀이시간을 많이 가져서 동생에게 빼앗긴 사랑을 다시 줘야 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지 않을 때 오히려 관심을 듬뿍 보이면서 아이를 칭찬하면 과격한 행동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는 그 즉시 제지하고 단호하게 야단쳐야 하지만, 평소에는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써 표현해야 한다. | |
40개월 된 은지는 자꾸 언니의 책이나 장난감을 빼앗는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언니보다 먼저 하겠다고 우긴다. 자기가 먼저 목욕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가 들어주지 않으면 한참 동안 떼쓰면서 울다가 급기야 언니의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분풀이를 한다.
부모가 갖고 있는 문제점_ 은지의 부모가 “네가 언니한테 양보해!”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아이의 문제 행동이 더욱 정도가 심각해졌다. 또한 언니와 동생을 자주 비교하면서 칭찬과 꾸중을 한 탓에 자매끼리 지나치게 경쟁적인 관계로 발전했다. 부모는 기질적으로 더 차분한 언니를 더 칭찬했고, 이에 동생은 화가 나서 지지 않으려고 언니에게 더 달려들었던 것이다.
어떻게 돌봐야 할까?_ 부모는 두 아이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과 동시에 언니와 동생의 서열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 언니이기 때문에 먹을 것도 먼저 먹고, 씻는 것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만일 둘째가 먼저 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다음부터는 언니 다음에 하라고 알려준다. 예를 들어, 함께 목욕시키지 말고 두 아이를 따로따로 목욕시키는 등 순서를 확실히 하는 게 좋다. 언니가 먼저 목욕한 후에 동생이 씻는 것을 도와주는 식으로 유도해야 한다. 순서는 확실하게 하되, 언니가 항상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동생을 보살피는 역할도 하도록 자연스레 돕는다. 그리고 엄마는 둘째와 단둘의 놀이시간을 갖고, 자신만의 소중한 장난감을 갖게 해주면서 엄마의 사랑을 확인시켜줘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언니에 대한 질투로 인한 동생의 문제 행동은 차차 사라질 것이다. | |
28개월 된 주원이는 엄마가 전화 통화하는 것을 가만히 보지 못한다. 울며불며 떼를 써서 기어코 전화기를 빼앗는가 하면, 엄마가 휴지를 줍거나 흘린 물을 닦으려고 하면 아예 엎질러놓기도 한다. 또한 엄마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도 아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보챈다.
부모가 갖고 있는 문제점_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거나, 아이의 의사를 무시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사기 위해, 혹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이런 행동을 보인다. 아이의 성향은 활발한데, 부모가 그만큼 해소해주지 않고 사사건건 아이를 통제할 경우 욕구를 분출하지 못하여 반대 행동으로 엄마의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어떻게 돌봐야 할까?_ 아이가 하는 이야기는 건성으로 넘기며 엄마가 관심 갖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생글생글하던 아이의 표정이 굳어지게 마련이다. 그때부터 짜증을 내는 아이가 엄마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아이는‘엄마가 내 얘기를 안 들어주네’하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배척당하고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잘 받아주길 원한다면 엄마가 먼저 평소에 아이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받아주어야 한다. 아이와 눈을 맞대고 “음, 그랬구나. 참 좋았겠다~”라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표현해줄 때 아이는 존중받는다고 느끼며, 이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첫걸음이 된다. | |
다섯 살배기 승유는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친구가 때렸어”하며 엄마에게 이른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려고 유치원에 전화했더니 전혀 사실 무근. 수준도 점차 대담해져서 엄마가 뻔히 보고 있는데도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부모가 갖고 있는 문제점_ 아이들의 거짓말은 70% 이상 부모로부터 배운 것이다. 부모가 거짓말하는 모습을 자주 본 아이들은 은연중에 ‘거짓말을 해도 되는구나’하고 생각하고 따라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떻게 돌봐야 할까?_ 아이가 유치원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나타나는 행동일 수 있다. 또한 자녀를 윽박지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더 자주 거짓말을 하므로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유치원 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아이가 싫어하거나 흥미를 보이지 않는데도 억지로 보내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 앞에서 부모의 기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고, 대신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 |
◎ 문제 부모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것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바꾸려면 부모가 일관된 교육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엄마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면 아이의 문제 행동은 오히려 더 심해진다. 강압적으로 대처하면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키포인트. |
● 아이가 사랑받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아이는 항상 부모의 사랑을 갈구한다. 특히 형제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이러한 심리가 심해진다. 이때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이른바 애착 형성이 된 아이들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엄마의 사랑에 대해 확신이 없는 아이들은 십중팔구 문제 행동을 보인다. 평소 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아이가 나쁜 행동을 보일 때 “미워”, “나빠”라는 말보다는 “속상해”, “우리 예쁜이가 왜 그럴까”와 같은 말로 엄마의 사랑에 대해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
● 매사에 일관성 있는 태도를 취한다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육아법이다. 매사에 일관성 있게 말하고 행동하고, 아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이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한다. 이때는 ‘나 전달법’과 ‘너 전달법’ 중에서 부모가 중심이 되어 부모의 느낌을 말하는 ‘나 전달법’으로 말하도록 한다. ‘네가 ~하면, 나는 ~라고 느낀다, 왜냐하면~’순으로 말하는 것으로, 행동 그 자체보다 아이 행동에 따른 결과 때문에 생긴 부모의 느낌을 말한다. |
● 흥분은 금물! 차분하게 대화한다
사람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못된 행동을 했거나, 아이를 진정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타임아웃을 시도하는 게 효과적이다. 타임아웃은 일정한 공간에서 혼자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때 엄마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며, 절대 화내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타임아웃을 적용하는 시간은 1~2분 정도가 적당하다. 타임아웃이 끝난 후에도 화내지 말고 따뜻하게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
● 아이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한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왜 우리 아이만 이럴까?’라며 아이의 단점부터 찾는 경우, 부모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아이 때문에 이런 거야”등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문제아로 자랄 확률이 높다. 부모는 아이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고 이것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조그만 일을 성공했을 때는 충분히 칭찬해줘야 한다. 부모가 매사에 긍정적으로 보고 행동해야 아이도 밝고 긍정적으로 자란다. | |
출처 : 베스트베이비(http://www.ibestbaby.co.kr) 진행|김민선 기자 사진|이성우 도움말|손석한(연세소아정신과 원장), 김민정(이보연 아동가족 상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