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추억66 2007. 3. 16. 11:28


다 스쳐보낸 뒤에야 사랑은..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산길에선 정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정상이 어디냐 물으면
열이면 열
조금만 가면 된단다

안녕하세요 수인사 하지만
이 험한 산길에서 나는 안녕하지 못하다
반갑다 말하면서 이내 스쳐가 버리는
산길에선 믿을 사람 없다

징검다리 징검징검 건너 뛰어
냇물 건너듯이
이 사람도 아니다 저 사람도
아니다 못 믿겠다 이 사람
저 사람 건중건중
한 나절 건너 뛰다보니 산마루 다 왔다

그렇구나, 징검다리 없이
어찌 냇물을 건널 수 있었을까
아, 돌아가 껴안아 주고 싶은
다 멀어져 버린 다음에야 그리움으로 남는
다 스쳐 보낸 뒤에야 사랑으로 남는
그 사람 또 그 사람
그들이 내가 도달할 정상이었구나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이 산길에 나 하나를 못 믿겠구나



복 효 근







With You / Giovanni Marradi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길과 동행하다  (0) 2007.03.31
우리  (0) 2007.03.16
사람들은 알까?  (0) 2007.02.13
어제  (0) 2007.02.12
사랑  (0) 2007.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