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길과 동행하다

추억66 2007. 3. 31. 16:56
 

 
           봄길과 동행하다  / 이기철

 

 


    움돋는 풀잎 외에도
    오늘 저 들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꽃 피는 일 외에도
    오늘 저 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종일 풀잎들은 초록의 생각에 빠져 있다
    젊은 들길이 아침마다 파란 수저를 들 때
    그때는 우리도 한번쯤
    그리움을 그리워해 볼일이다

     
    마을 밖으로 달려나온 어린 길 위에
    네 이름도 한번 쓸 일이다
    길을 데리고 그리움을 마중하다 보면
    세상이 한 번은 저물고 한 번은 밝아 오는
    이유를 안다
    이런 나절엔 바람의 발길에 끝없이
    짓밟혀라도 보았으면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 꽃의 언어로 편지를 쓰고
    나도 너를 찾아
    봄 길과 동행하고 싶다
     
     
    봄 속에서 길 잃고
    봄 속에서 깨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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