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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교감, 4월!

추억66 2006. 4. 4. 09:18

      어젠 참 많은 비가 왔습니다 강물이 불어 강폭이 두 배로 더 넓어졌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금세라도 줄이 끊길 듯 흔들렸지요 그런데도 난 나룻배에 올라탔답니다 내 낡은 나룻배는 흙탕물 속으로 달렸습니다 아, 참 한 가지 빠트린 게 있습니다 내 나룻배의 뱃머리는 지금 온통 칡꽃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폭우 속에서 나는 종일 꽃장식을 했답니다 날이 새면 내 낡은 나룻배는 어딘가에 닿아 있겠지요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의 지름길은 얼마나 멀고 또 험한지........ 사랑하는 이여. 어느 河上엔가 칡꽃으로 뒤덮인 한 나룻배가 얹혀 있거든 한 그리움의 폭우가 이 지상 어딘가에 있었노라 가만히 눈감아줘요. -곽재구 시인의 시<그리운 폭우>

      새벽부터...온통 안개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다도 안개숲입니다. 산도 안개숲입니다. 골목길도 안개숲입니다. 안개숲에 싸여서 잠시, 삶의 정체를 잊고 싶은 아침입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골목마다...담장마다... 눈부시게 꽃등을 내다걸기 시작한 벚꽃나무들, 그러나 목련은 벌써 누렇게 변색된 잎을 떨어뜨리고 개나리꽃도 초록 이파리가 무성한 4월입니다. 화무십일홍이라! 빗줄기에...여린 안개꽃잎도 지고 있습니다. 안개숲을 4월의 빗물이 삼킵니다. 분분한 꽃잎은, 격정의 봄이 내미는 탐스런 식욕인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의 꽃길은 얼마나 멀고 또 험한지... 어디에선가 그리움으로 뒤덮인 꽃잎이 난분분하거든 당신을 그리워하는 한 사람이 이 지상 어딘가에 있었노라 가만히 눈감아줘요. 안개비 속에서 종일 사랑의 꽃장식을 하는 4월은 당신과 나의 아름다운 교감입니다.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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