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
-김정(金淨, 1486-1521), 강남(江南)-
江南殘夢晝厭厭 愁逐年芳日日添
강남잔몽주염염 수축년방일일첨
雙燕來時春欲暮 杏花微雨下重簾
쌍년래시춘욕모 행화미우화중렴
강남 땅 남은 꿈은 낮에도 혼곤한데
근심은 계절 타고 날마다 깊어지네.
한 쌍 제비 올 적엔 봄도 하마 저물리니
살구꽃 보슬비에 주렴을 내려 거네.
봄이 깊어갈수록 마음 한끝이 너무 허전하다.
오가는 말 덧없고, 사람 틈에 막막하다.
근심을 지우려 문닫고 누워 따뜻한 강남 땅을 꿈꾼다.
낮잠이 혼곤하다.
삼월 삼짓 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묵은 둥지를 찾으면,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겠지.
보슬비 맞고 있는 살구꽃을 보면서,
제비 울음소리 들릴까 봐
지는 꽃잎 보일까봐
주렴을 한 겹 닫고 다시 한 겹 더 내려 건다.
봄이 이렇듯 내 곁을 떠나는 것이 싫다.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