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이 그냥 지나요/김용택

추억66 2013. 4. 13. 20:03


 


봄이 그냥 지나요/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 데 

꽃 피어날 거예요.

 

생각해 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보면 쓸쓸하고 

달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울면 

밤 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라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 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 두른 채 

꽃 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새 봄이 그냥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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