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소금, 제대로 알고 먹어야 보약

추억66 2011. 8. 14. 10:37

 

[머니투데이 임홍섭은평힘찬병원장][[9988 건강만들기]]

'김치, 국·찌개, 생선' 삼시 세끼 빠지지 않고 밥상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짠 음식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맛이 없는(無味) 밥 중심의 식 문화 때문에 보조 식품으로 소금이 많이 들어간 장류, 짜지, 김치, 젓갈 등을 섭취하면서 짠 맛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소금 섭취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돼버렸다. 소금 과다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짠 음식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특성상 쉽사리 입맛을 바꾸기란 어렵다.

인공관절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최경자 할머니(72)는 며칠이 지나도 병원음식에 입을 대지 못했다. 밋밋한 음식 맛이 할머니 입맛에 하나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집에서 싸온 젓갈과 조림을 갖고 와서야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미각이 둔해지고 오랫동안 짠 음식에 길들어진 입맛 때문에 음식을 짜게 먹는 경우가 많아 한국인 평균 소금 섭취량보다 더 높아진다.

내원한 65세 이상 관절염 노인환자 30가구의 밥상을 분석한 결과, 한끼 점심식사의 평균 나트륨 함유량이 3033mg(소금7.5g)으로 65~74세의 하루 충분섭취량 1300mg(3.25g)보다 2.3배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소금 과다 섭취는 노인들에게 고혈압을 비롯한 심장질환, 뇌졸중, 신장병, 골다공증, 부종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25%가 앓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성인병이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의 양이 늘어날 때 발생하는데, 혈장 안에 나트륨이 쌓이면 주변의 물을 끌어당겨 혈관을 팽창시키고 내부 압력은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혈압이 높아지면 몸은 소변을 통해 나트륨을 밖으로 배출시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트륨을 계속 섭취하면 나트륨과 물을 배설하기 위해 더 많아진 나트륨배설호르몬이 혈관을 심하게 수축시킨다.

결국 혈관이 수축하면 좁은 혈관 속에 많은 혈액이 흐르게 되고 내부 압력이 증가해 고혈압이 되는 것이다. 즉 고혈압은 나트륨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한 우리 몸의 희생과 같다.

소금 과다 섭취는 골다공증을 유발하는데도 한 몫 한다. 소금은 몸 밖으로 배설될 때마다 혼자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칼슘을 같이 끌고 나가기 때문이다. 몸 안에 소금이 늘어나면 소금을 배설시키면서 덩달아 칼슘 배설량이 증가하는데 보통 소금섭취량이 5.8g 증가하면 칼슘 배설량은 40mg 늘어난다. 50대 이후는 뼈의 노화가 진행되는 시기이므로 소금 과다 섭취가 골다공증의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

소금 과다섭취는 관절 자체에 부담을 준다. 소금은 혈관과 체액세포에 녹아 물을 계속 끌어당긴다. 소금의 짠 성분을 희석시키기 위한 '삼투압현상'은 많은 수분을 끌어들여 물이 세포 사이에 계속 고여 있게 하며 결국 부종으로 이어지게 된다. 체내 나트륨이 혈액을 따라 온 몸의 기관을 돌기 때문에 이미 부어 있는 관절도 더 붓게 되며, 관절 뿐 아니라 몸 곳곳의 다른 기관에도 부종을 일으키게 된다.

이처럼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은 만병의 근원이다. 먼저 국물 먹는 습관을 바꾸도록 한다. 국을 먹을 때는 젓가락을 애용해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보다는 밥 따로, 국물 따로 먹어야 국물 섭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저나트륨 소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저나트륨 소금을 쓰게 되면 음식의 짠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섭취는 줄이고 칼륨 섭취는 늘릴 수 있다. 소금 대신 고추나 후추를 이용해 음식의 간을 맞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짠 음식에 익숙한 어르신들이 갑자기 싱거운 음식을 먹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식욕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연스럽게 소금 섭취량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땀으로 염분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도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