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의 피크다. 이때는 대부분의 직장인이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 극심한 교통체증에 짜증과 피로까지 얻어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때 무작정 운전대에 매달리기보다 잠시 인근 갤러리를 찾는 것은 어떨까. 머리도 식히고 예술적 감수성까지 살려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엔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 그래서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 사람만 보다가 제대로된 추억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오곤 한다.
이번 여름엔 그런 휴가에 예술기행을 곁들이면 어떨까. 눈을 호사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정서까지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지금 전국 미술관에선 다양한 종류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금만 수고를 한다면 어느 노선에서나 괜찮은 예술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휴가지에서 들려볼 만한 갤러리, 오가는 길이 막힐때 잠시 빠져나가 머리를 식히고 피로까지 풀고 올 만한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강원
강원도 양구는 좀처럼 가지지 않는 곳이지만 휴가 피크에 동해안으로 오갈 때 잠시 우회할 만한 코스이기도 하다. 이곳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인 이종호 씨가 2002년에 지은 박수근미술관 이 있다. 이곳 출신인 천재화가 박수근을 기리는 미술관으로 피보나치수열을 적용한 건물과 나선의 접근로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 자체가 예술인 이곳에선 9월30일까지 '박수근과 조덕현 : 사실과 기억의 편린, 20세기 한국 여성사를 보다'전이 열린다.
'빨래터'로 유명한 박수근의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과 박수근과 한국여성사를 향한 조덕현 작가의 오마주 설치작업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박수근에게는 아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여인들이 있다. 평생의 반려자이자 아낌없는 지원자였던 부인 김복순 여사와 미군부대 PX 초상화부 시절의 인연을 그린 소설 '나목'으로 박수근을 다시 세상에 알린 작가 박완서, 끊임없는 격려와 작품 구입으로 경제적 곤궁을 해결해준 미 대사관 문정관의 부인 마가렛 밀러 여사, 반도화랑 사환 시절부터 박수근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고 그의 예술혼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해 박수근미술관에 작품 55점을 기증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회장 등이다.
이 전시에는 우선 이 네 명의 여인들과의 인연을 회고하는 유품들과 1959~61년까지 '장업계'에 실린 '여성' 관련 삽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실과 기억의 편린'이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섹션2에선 '마을'이나 '노상' 등의 회화 작품과 미공개 드로잉 '일하는 모녀'를 포함한 드로잉 작품, 작고 주기 때마다 갤러리 현대에서만 일정 수량 한정판으로 제작한 사후 옵셋 판화 27점, 1930~40년대 선전 출품작의 사진 인쇄본 6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을 꾸준히 다뤄온 조덕현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섹션3에선 우선 '오마주'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한복 입은 박수근의 맏딸 박인숙을 모델로 그린 그림이 대형 상자 속에 설치되어 맞은편에 있는 같은 크기의 상자 속 그림을 바라보는 형식을 하고 있다.
조덕현은 그 동안 '한국여성사(1992년)' 연작과 '대화(1999년)' 연작, '허스토리뮤지엄프로젝트(2010)' 등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해 왔는데 이 전시회에선 대형 회화·설치작품과 사진작품 등이 나온다.
해변이 아름다운 양양군 손양면의 일현미술관 에선 8월24일까지 '팩션faction, 쇼!' 전이 열린다.
'팩션 쇼'전은 사건이나 사고와 같은 객관적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에 대한 관찰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온다.
김재범, 김재영, 서평주, 이샛별, 전채강, 하태범 작가 등은 숱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사건이나 사고들이 미디어 수용자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재해석되면서 본질을 망각한 채 한낱 이야기 소재로 치부해 버리는 현실에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김재범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집요하게 분석하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수집해 치밀하게 합성하고 연출하는 방법으로 새 사진을 만들어냈다. 거기엔 사건이 일어날 때 현장 분위기와 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있었을 법한 것들을 담아 관객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받아들이게 한다.
김재영은 배트맨이나 인어공주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의성어를 써넣은 만화 속 문자들을 활용해 실제 사건사고 이미지와 혼합한다. 이러한 디지털 기법으로 작가는 현실도 가상도 아닌 제3의 세계를 만든다.
서평주는 신문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조작해 새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의 댓글엔 사회 현상에 대한 특유의 은유와 통쾌한 풍자가 담겨 있다.
이샛별은 특정사건을 지시하는 이미지를 구성해 비인간적 폭력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전채강은 특정 검색어로 온라인상에서 많은 이미지와 정보를 수집해 화면 안에 재편성하고 있다. 하태범은 사건사고의 실제 현장과 최대한 유사한 모형을 만들어 확대해 찍은 사진을 내는데 인물과 흔적들을 삭제한 사진은 현장을 표백한 듯 무미건조하게 다가온다.
현대인들은 이들 작품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한편 을지인력개발원 내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1만여 평의 조각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다.
제주
제주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길어진 해를 느끼게 된다. 그 여유를 이용해 가볼만한 갤러리가 많은 곳이 제주이기도 하다.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 에선 8월14일까지 '자연이 준 선물' 전이 열린다. 고은경 김품창 이두원 이명복 등 제주 거주 작가들의 작품이 나오는 이 전시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섬 제주에서 자연을 보는 눈을 새롭게 깨우치는 자리이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새벽의 제주만큼이나 잔잔하고 평온하다.
아주 편안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톤의 고은경이나 김품창의 작품은 옛 이야기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린다. 차규선이나 현민자의 작품에선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을 돌아보다 보면 자연을 희생시켜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느끼는, 아니 인간이 그 안에서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게 한다. 삶의 원천이자 예술의 대상, 아니 예술 그 자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성산읍의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에선 내년 1월말까지 '용눈이 오름, 바람에 실려 보낸 이야기들' 전이 열린다. '제주의 사진가' 김영갑이 생전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었던 그 전시를 다시 여는 것이다.
제주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 김영갑은 그 가운데 유독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가득한, 그러나 그 전엔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중산간 지역 용눈이 오름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마을 공동목장으로 사용하는 드넓은 초원과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은 시간과 시각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전에선 김영갑이 마주했던 그 아름다운 빛과 바람과 구름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거나 돌아오는 피크엔 교통체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주변 갤러리에 들러 잠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한강변인 양평 강하면의 닥터박 갤러리 에선 8월7일까지 '회화의 수집'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공성훈, 김 진, 오원배, 윤상윤, 이 제, 임주연, 임창욱, 정복수, 허수영 등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개성 강한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이들은 특별한 공통점은 없지만 표현주의적 성격의 시각적 자극이 강한 회화 작품을 내고 있다. 작가의 연령이나 개성에 따라 성격이 확실히 드러나는 다양한 작품들은 사물을 보는 예술가의 내적 고민이나 갈등, 사고의 깊이를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웬만해선 한 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을 옆에 놓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곤지암IC나 3번 국도에서 들어가는 갤러리 다르 에선 8월 15일까지 현대인의 자유와 소통, 낭만을 파스텔 톤으로 표현한 이미연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미연은 학연이나 지연이 중시되는 미술계에서 실력으로 서울에 입성한 지방 출신의 젊은 작가. 지난 해 뉴욕 코리아 아트 쇼와 올해 영국 아트페어(AAF)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꿈꾸는 낭만고양이'는 그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자신의 애완용 고양이가 파스텔 톤 화폭 위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사유하거나 음유하는 모습을 그렸다. 작가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은 듯하다.
이럴 때 무작정 운전대에 매달리기보다 잠시 인근 갤러리를 찾는 것은 어떨까. 머리도 식히고 예술적 감수성까지 살려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엔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 그래서 사람이 몰리는 곳에서 사람만 보다가 제대로된 추억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오곤 한다.
↑ 장민승_1-404_from_the_series_In_between_times_155x_187<br>archival_pigment_printed_on_cottn-paper_2010 (사진제공:조현화랑)
↑ (좌) 이순행_부산2002-3,_사진위에_아크릴_채색,_2011<br>(우·상단)
↑ 노주용_숲
↑ 이미연_낮잠_30+30cm_장지에 혼합재료_2011
↑ 오원배_무제1_90×124cm_하드보드위에혼합재료_2010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용눈이 오름
↑ 고은경-소소한_그리고_행복한_이야기2
↑ (아래)일현미술관_탈스트리터_하늘을_찌르는_바늘
↑ 조덕현_오마쥬_II._200x244._깊이_214.__244cm<br>캔버스에_콘테와_연필._나무구조물._2011
지금 전국 미술관에선 다양한 종류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금만 수고를 한다면 어느 노선에서나 괜찮은 예술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휴가지에서 들려볼 만한 갤러리, 오가는 길이 막힐때 잠시 빠져나가 머리를 식히고 피로까지 풀고 올 만한 미술관들을 소개한다.
강원
강원도 양구는 좀처럼 가지지 않는 곳이지만 휴가 피크에 동해안으로 오갈 때 잠시 우회할 만한 코스이기도 하다. 이곳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인 이종호 씨가 2002년에 지은 박수근미술관 이 있다. 이곳 출신인 천재화가 박수근을 기리는 미술관으로 피보나치수열을 적용한 건물과 나선의 접근로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 자체가 예술인 이곳에선 9월30일까지 '박수근과 조덕현 : 사실과 기억의 편린, 20세기 한국 여성사를 보다'전이 열린다.
'빨래터'로 유명한 박수근의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과 박수근과 한국여성사를 향한 조덕현 작가의 오마주 설치작업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박수근에게는 아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여인들이 있다. 평생의 반려자이자 아낌없는 지원자였던 부인 김복순 여사와 미군부대 PX 초상화부 시절의 인연을 그린 소설 '나목'으로 박수근을 다시 세상에 알린 작가 박완서, 끊임없는 격려와 작품 구입으로 경제적 곤궁을 해결해준 미 대사관 문정관의 부인 마가렛 밀러 여사, 반도화랑 사환 시절부터 박수근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고 그의 예술혼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해 박수근미술관에 작품 55점을 기증한 갤러리 현대의 박명자 회장 등이다.
이 전시에는 우선 이 네 명의 여인들과의 인연을 회고하는 유품들과 1959~61년까지 '장업계'에 실린 '여성' 관련 삽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실과 기억의 편린'이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섹션2에선 '마을'이나 '노상' 등의 회화 작품과 미공개 드로잉 '일하는 모녀'를 포함한 드로잉 작품, 작고 주기 때마다 갤러리 현대에서만 일정 수량 한정판으로 제작한 사후 옵셋 판화 27점, 1930~40년대 선전 출품작의 사진 인쇄본 6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을 꾸준히 다뤄온 조덕현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섹션3에선 우선 '오마주'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한복 입은 박수근의 맏딸 박인숙을 모델로 그린 그림이 대형 상자 속에 설치되어 맞은편에 있는 같은 크기의 상자 속 그림을 바라보는 형식을 하고 있다.
조덕현은 그 동안 '한국여성사(1992년)' 연작과 '대화(1999년)' 연작, '허스토리뮤지엄프로젝트(2010)' 등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해 왔는데 이 전시회에선 대형 회화·설치작품과 사진작품 등이 나온다.
해변이 아름다운 양양군 손양면의 일현미술관 에선 8월24일까지 '팩션faction, 쇼!' 전이 열린다.
'팩션 쇼'전은 사건이나 사고와 같은 객관적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에 대한 관찰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온다.
김재범, 김재영, 서평주, 이샛별, 전채강, 하태범 작가 등은 숱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사건이나 사고들이 미디어 수용자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재해석되면서 본질을 망각한 채 한낱 이야기 소재로 치부해 버리는 현실에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김재범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집요하게 분석하고 방대한 양의 자료를 수집해 치밀하게 합성하고 연출하는 방법으로 새 사진을 만들어냈다. 거기엔 사건이 일어날 때 현장 분위기와 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있었을 법한 것들을 담아 관객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받아들이게 한다.
김재영은 배트맨이나 인어공주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의성어를 써넣은 만화 속 문자들을 활용해 실제 사건사고 이미지와 혼합한다. 이러한 디지털 기법으로 작가는 현실도 가상도 아닌 제3의 세계를 만든다.
서평주는 신문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조작해 새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의 댓글엔 사회 현상에 대한 특유의 은유와 통쾌한 풍자가 담겨 있다.
이샛별은 특정사건을 지시하는 이미지를 구성해 비인간적 폭력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전채강은 특정 검색어로 온라인상에서 많은 이미지와 정보를 수집해 화면 안에 재편성하고 있다. 하태범은 사건사고의 실제 현장과 최대한 유사한 모형을 만들어 확대해 찍은 사진을 내는데 인물과 흔적들을 삭제한 사진은 현장을 표백한 듯 무미건조하게 다가온다.
현대인들은 이들 작품을 통해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한편 을지인력개발원 내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1만여 평의 조각 전시공간을 갖추고 있어 함께 둘러봐도 좋다.
제주
제주에 가면 자신도 모르게 길어진 해를 느끼게 된다. 그 여유를 이용해 가볼만한 갤러리가 많은 곳이 제주이기도 하다.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 에선 8월14일까지 '자연이 준 선물' 전이 열린다. 고은경 김품창 이두원 이명복 등 제주 거주 작가들의 작품이 나오는 이 전시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섬 제주에서 자연을 보는 눈을 새롭게 깨우치는 자리이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새벽의 제주만큼이나 잔잔하고 평온하다.
아주 편안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톤의 고은경이나 김품창의 작품은 옛 이야기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린다. 차규선이나 현민자의 작품에선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작품들을 돌아보다 보면 자연을 희생시켜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느끼는, 아니 인간이 그 안에서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게 한다. 삶의 원천이자 예술의 대상, 아니 예술 그 자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성산읍의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에선 내년 1월말까지 '용눈이 오름, 바람에 실려 보낸 이야기들' 전이 열린다. '제주의 사진가' 김영갑이 생전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었던 그 전시를 다시 여는 것이다.
제주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 김영갑은 그 가운데 유독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가득한, 그러나 그 전엔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중산간 지역 용눈이 오름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마을 공동목장으로 사용하는 드넓은 초원과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은 시간과 시각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전에선 김영갑이 마주했던 그 아름다운 빛과 바람과 구름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거나 돌아오는 피크엔 교통체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 주변 갤러리에 들러 잠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한강변인 양평 강하면의 닥터박 갤러리 에선 8월7일까지 '회화의 수집'전이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공성훈, 김 진, 오원배, 윤상윤, 이 제, 임주연, 임창욱, 정복수, 허수영 등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개성 강한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이들은 특별한 공통점은 없지만 표현주의적 성격의 시각적 자극이 강한 회화 작품을 내고 있다. 작가의 연령이나 개성에 따라 성격이 확실히 드러나는 다양한 작품들은 사물을 보는 예술가의 내적 고민이나 갈등, 사고의 깊이를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웬만해선 한 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을 옆에 놓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곤지암IC나 3번 국도에서 들어가는 갤러리 다르 에선 8월 15일까지 현대인의 자유와 소통, 낭만을 파스텔 톤으로 표현한 이미연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이미연은 학연이나 지연이 중시되는 미술계에서 실력으로 서울에 입성한 지방 출신의 젊은 작가. 지난 해 뉴욕 코리아 아트 쇼와 올해 영국 아트페어(AAF)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꿈꾸는 낭만고양이'는 그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자신의 애완용 고양이가 파스텔 톤 화폭 위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사유하거나 음유하는 모습을 그렸다. 작가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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