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국립공원 외곽을 싸고도는 북한산
둘레길이 개방되며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서울에도 걷고 싶은 길이 열렸다. 북한산과 도봉산 산자락을 휘감으며 2개의 동심원 형태로 이어지는 북한산 둘레길은 누구나 쉬엄쉬엄 걸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길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 수평 산책로다. 전체 63km 중 현재 개통된 구간은 서울시 구간과 우이령길을 포함한 44km. 물길과 흙길, 숲길, 마을길과 같은 다양한 표정의 길들이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솔샘길 등 13개의 테마를 가지고 이어진다. 9곳의 전망대, 벤치와 침상 등 35곳의 쉼터에서 북한산과 서울시의 전경을 만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둘레길 곳곳에 자리 잡은 유적지와 공원, 체험관을 통해 역사와 문화, 숲의 생태를 만나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다.
북한산 둘레길이 시작되는 소나무숲길 구간은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자태의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드리워진 길이다. 길이 넓고 완만해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 강렬한 송진 향이 온몸을 감싸고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우이계곡을 따라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순례길은 헤이그 밀사인 이준 열사와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의 묘소가 있는 곳으로 독립
유공자 묘역이 조성된 구간이다.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통나무와 솔가지, 흙을 이용해 만든 ‘섶다리’를 건널 수 있다. 북한산 둘레길 13구간을 한눈에 안내받을 수 있는 둘레길 탐방안내센터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된 흰구름길은 앞의 두 구간에 비해 다소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인데 2시간 정도 여유를 갖고 걷는 것이 좋다. 리드미컬하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숨이 차오른다 싶을 때쯤 구름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의 탁 트인 풍광과 장난감같이 작아진 서울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 어느새 바람에 씻겨진 지 오래다. 그 밖에도 평창동 마을과 사지능선이 함께 어우러진 평창마을길 구간, 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은 옛성길 구간, 구기터널 상단 지역의 계곡을 횡단하는 60m 길이의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구름
정원길 구간 등 개성 만점의 13구간이 이어진다. 길을 잃을 걱정은 접어두자.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과 탐장지원센터가
방문객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함께 걷다 보면 더욱 즐거운 길, 북한산의 가을을 걸어보자.
북한산 둘레길 가는 길 ● 북한산 둘레길 13구간은 크게 소나무숲길~솔샘길 구간, 명상길~구름정원길 구간, 마실길~우이령길 구간으로 나뉘며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우이령길 입구에서 시작되는 소나무숲길은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120번, 153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5분 정도 걸으면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2구간인 명상길은 길음역 3번 출구에서 143번, 110B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하차, 5분 정도 걸어 정릉주차장에서 시작된다. 마실길 구간은 진관생태다리 앞에서 시작되는데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7724번을 타고 진관외동 종점에서 하차, 3분 정도 걸으면 시작점을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kr)를 참고하자.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원, 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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