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처지고 삐져나온 뱃살, 어떤 운동하오리까

추억66 2010. 8. 31. 11:23



[한겨레] [건강한 세상] 복부비만의 오해와 진실

허리둘레 남90cm·여80cm 이상 ‘내장 비만’

윗몸 일으키기·훌라후프는 효과 거의 없어


윗몸 일으키기가 뱃살 빼기에 효과가 있을까? 훌라후프는 무겁고 돌기가 큰 것이 좋을까?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은 바로 ‘뱃살’이다. 허리띠가 늘어나는 만큼 수명이 단축된다는 말이 있다. 복부비만 중에서도 내장비만인 경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현대인 10명 가운데 6~7명이 뱃살 때문에 다이어트를 결심한다고 한다. 특히 휴가를 마친 요즘 뱃살 빼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때 주로 등장하는 것이 윗몸 일으키기와 훌라후프 돌리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뱃살 빼기 운동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 윗몸 일으키기가 뱃살 빼기 특효약?: × 허리둘레가 남성은 90㎝(약 35.4인치), 여성은 80㎝(31.5인치) 이상이면 복부 비만이다. 원인은 먹는 만큼 움직이지 않아 남은 기름이 장기 사이에 축적됐기 때문인데 전형적인 ‘내장비만’이다. 따라서 뱃살을 빼려면 에너지 소모량을 늘려서 지방을 태워야 한다. 반면 윗몸 일으키기는 대표적인 복근 운동이다. 복근 운동은 복부 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한 운동이지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복부 지방을 줄이는 운동이 아니다. 지방이 많고 근육은 없는데 복근 운동이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장두열 체인지클리닉 원장은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 단련된 복근이 배를 밀착시켜 배가 들어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고 해서 살, 즉 지방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무겁고 돌기가 있는 훌라후프가 더 좋다?: × 훌라후프는 예부터 뱃살을 빼려는 이들에게 애용돼 왔다. 최근에는 제품 자체가 무겁고 안쪽 돌기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자석이나 돌기가 뱃살을 자극하는데다 무거워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량이 적은 훌라후프 돌리기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훌라후프 돌리기는 유산소 운동도, 근력 운동도 아니다. 자석이나 돌기가 복부 마사지의 효과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뱃살을 빼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훌라후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허리를 돌리는 과정 자체가 운동이므로 훌라후프의 무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 뱃살 빼려면 유산소 운동부터 하라?: ○ ‘뱃살’, 뱃속 지방만 쏙 빼주는 맞춤운동은 없다. 살(지방)은 빠질 때 온몸에서 골고루 비슷한 비율로 빠진다. 몸 전체에 쌓인 지방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배에 쌓인 지방도 줄어들게 된다. 지방 연소에는 유산소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내장 지방이 30%가량 감소한다. 즉, 허리둘레와 체지방을 줄이려면 유산소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식사량을 줄이면서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줄넘기,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운동시간이 길고, 운동의 강도가 높아지면 칼로리 소모량도 증가한다. 우리 몸은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순으로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운동시간이 길수록 지방을 태우는 데 유리하다. 최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리 몸은 운동 강도가 셀수록 탄수화물을, 운동 강도가 약할수록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는 “강하고 힘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운동을 오랫동안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력적으로 달리는 것이 힘들다면 무리하지 말고 걷기부터 시작해서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이 낫다.

■ 뱃살 뺄 때 근력 운동까지 할 필요 없다?: ×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 근력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는 감량 이후 요요 없이 감량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근육량이 많아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는 체질로 바뀐다. 기초대사량이 늘기 때문인데, 근육이 1㎏ 늘면 기초대사량은 하루 30㎉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근력 운동을 하면 몸을 탄력 있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진영수 교수는 “유산소 운동과 함께 윗몸 일으키기, 상체 뒤로 젖히기, 상체 앞으로 굽히기, 상체 돌려주기 같은 복근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도움말: 강재헌(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두열(체인지클리닉 원장), 진영수(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 황지혜(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유산소운동·걷기습관 들여라

뱃살 빼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은 달리기, 수영,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산, 에어로빅, 댄스 등 다양하다. 운동마다 시간당 에너지 소모량은 다르지만, 어느 종목이 ‘더 효과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운동의 성향, 종목이 다르므로 운동 종목과 강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2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야 에너지 소모량이 커져 살 빼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강재헌 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 하나를 매일 한시간씩 하면 좋다”며 “걷는 것만 40분 이상 하기가 힘들고 지루하다면, 걷기-자전거 타기-줄넘기 등을 연속으로 40분 이상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상체 근력 운동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대부분 하체 근력 운동 위주다. 하체는 근육이 발달하는 반면 상체는 근육이 줄어 왜소해질 수 있다. 반면 수영은 상체와 하체를 모두 사용하는데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수영은 잘 다치지 않고 몸에 부담을 덜 주므로 고도비만이거나 연령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적당한 운동이다.

근력 운동은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낫다. 주로 10번씩 3세트가 권장되는데, 이때 무리해서 30번을 단번에 할 필요가 없다. 운동의 효과나 효율 면에서 오히려 안 좋다. 운동 시간은 오전이든 저녁이든 크게 상관없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에 하면 된다. 단 아침 일찍 할 경우 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저녁 운동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반면 쉽게 지치고 숙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 강재헌 교수는 “뱃살을 빼는 가장 좋은 운동법은 걷기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신체활동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라며 “만보계를 차고 하루 만 번 걷기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