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집에서 만든 천연팩, 피부엔 독이다?

추억66 2010. 7. 7. 11:23

# 직장인 이모씨(28·여)는 얼마 전 오이를 갈아 얼굴에 팩을 했다가 낭패를 봤다. 처음엔 조금 가려운 정도였는데, 이내 붉은 반점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 이씨는 피부과를 방문하고 나서야 본인에게 오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 평소 여드름이 고민인 직장인 김모씨(32·남). 직장 동료로부터 여드름엔 해초팩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팩을 해봤다. 결과는 대만족. 조금씩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이후로도 시간이 날 때마다 해초팩을 하고 있다.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든 천연팩. 피부에 좋은걸까? 나쁜걸까?

천연팩은 수분공급 효과가 탁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팩처럼 화학성분이 들어 있지도 않다. 하지만 각종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은 더욱 높다. 알레르기와 자극성분에 대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연팩을 할 땐 자신의 피부타입을 정확히 이해하고, 효과가 검증된 재료를 선택해 레시피대로 만들어 쓰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에 바르기 전엔 팔 안쪽과 허벅지에 소량의 테스트를 해야 한다.

◆ 산화되면 말짱 도루묵, 만든 즉시 사용해야

여름철엔 식품의 부패속도가 빨라진다. 천연팩도 마찬가지다. 공기 중에 조금만 방치해도 산화가 일어나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다. 따라서 천연팩은 한 번 사용할 분량만 신속하게 만들어 그 즉시 하는 것이 좋다.

팩을 하기 전엔 얼굴의 열부터 식혀야 한다. 장시간 야외활동으로 달아오른 얼굴에 천연팩을 하면 피부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땐 차가운 찜질을 먼저 하고 팩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팩을 한 다음에는 잔류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 피부에 남아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농약 잔류물이 적은 유기농 식품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내 피부에 맞는 천연팩은 무엇?

건성 피부에는 보습효과가 높은 바나나팩이 좋다. 바나나 3분의 1을 으깬 다음 레몬즙 2분의 1작은술, 올리브오일 2분의 1작은 술을 넣어 섞는다.

중성피부에는 피부탄력에 효과적인 살구팩이 좋다. 살구 껍질을 벗겨 곱게 으깬 다음 살구씨 기름을 넣고 잘 섞는다. 여기에 밀가루를 조금씩 넣어 되게 반죽하고 따뜻한 물로 걸쭉하게 만들면 된다.

지성피부일 땐 비타민이 풍부하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는 당근팩이 추천된다. 당근을 강판에 곱게 갈아 오트밀 가루를 섞는다. 따뜻한 물을 넣어가며 걸쭉하게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여드름 피부에는 피부 진정작용이 뛰어난 해초팩이 좋다. 해초가루 2큰술에 생수를 조금씩 부어 걸쭉하게 만들면 된다.

천연팩은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닦아낼 때에는 미지근한 물로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팩은 일주일에 2번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자주하면 피부 각질층이 지나치게 벗겨져 거칠어질 수 있다.

※도움말=이현승 원장(방배 고운세상피부과)

[조경진 MK헬스 기자 nice2088@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