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선지 기자]
형제와 자식의 동성애를 끌어안아주는 뜨거운 가족애가 안방극장에 눈물의 감동을 선사했다.
23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 20회분에서는 어머니 민재(김해숙 분)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털어놓는 태섭(송창의 분)과 이로 인한 가족들의 충격과 갈등이 그려졌다.
연인 경수(이상우 분)와의 관계를 막내동생 초롱(남규리 분)에게 들켜버린 태섭은 걱정과 두려움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초롱은 "오빠, 나 괜찮아. 상관없어.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되잖아"라며 눈물로 태섭을 감싸줬고, 그런 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는 태섭은 더욱 가슴이 아팠다.
결국 밤새도록 고민한 태섭은 가족들에게 커밍아웃을 하기로 결심했고, 어머니 민재에게 대화를 청했다. 태섭은 "저 동성애자예요. 여자가 아닌 남자를 좋아해요. 더 이상은 거짓말로 못살겠어요"라고 입을 열었고, 엄청난 충격에 휩싸인 민재는 한동안 손만 덜덜 떤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태섭은 "차라리 털어놓고 죽도록 매를 맞든 쫓겨나든 그래야겠어요. 죽어 달라시면 죽어드릴께요. 사실 저 몇 번이나 죽고 싶었어요"며 눈물로 고백했고, 그제야 민재는 "부모한테 그런 말이 어딨냐"고 소리치며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니. 얼마나 외로웠니"라고 오열했다. 태섭의 손을 꼭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민재의 모습이 미어지는 어머니의 심정을 고스란히 표현한 장면.
이어 민재는 태섭을 며칠 동안 시외로 보낸 후 남편 병태(김영철 분)에게 "태섭이가 결혼 얘기만 나오면 짜증내던 이유가 있었다"며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어 입을 다물지 못하던 병태는 "다른 사람들 얘기인 줄만 알았다. 내 집 일인 줄은 몰랐다"고 가슴을 쳤고, 그런 병태에게 민재는 "우리 태섭이랑 싸우지 말자. 왜 그래야하냐고도 하지 말고 안된다 소리도 하지 말고 욕도 하지말자. 엄동설한에 우리 애 빨개 벗겨 세워두지 말자. 바람막이 쳐주고 난로가 돼주자"고 말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엉엉 우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든 대목.
또 이날 방송 말미, 호텔에 있는 태섭을 찾아간 병태는 "죄송하다"며 무릎 꿇고 눈물을 쏟는 태섭을 말없이 끌어안아주며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관련게시판을 통해 "온가족이 숨죽여 울었다. 태섭을 위해 진심으로 울어주고 끌어안아주는 가족의 모습, 너무 감동적이고 그런 가족이 있어서 인생은 아름다운 것 같다" "배우들 연기에 그대로 몰입해서 펑펑 울었다. 이제는 내 가족이 저렇다하더라도 똑같이 끌어안아 줄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 보면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울어보긴 처음이다. 저런 것이 진짜 사랑이고 진정한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하며 가슴속이 뜨거워짐을 느꼈다"등 의견들을 전했다.
박선지 sunsia@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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