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젖히고 팔자걸음…
그녀의 허리는 오늘도 괴롭다
잘못된 걸음땐 척추질
구부정한 자세 목뼈 통증
가슴·허리 꼿꼿이 세우고
작은 보폭으로 속보를
지난해부터 올레길 등‘ 걷고 싶은 길’ 열풍으로 걷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걷기 운동의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입증됐다. 바른 자세로
꾸준히 걸으면 척추가 바로 서면서 자세가 좋아지고 피부와 근육의 탄력도 생겨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작 바르게 걷는법을 모른다면 운
동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허리나 발, 관절 부위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정수리를 잡아당기는 느낌으로, 허리는 흔들지 말아야=이상적인 보행은 좌우나 위아래로 흔들림 없이 자연스럽고 장거리를 걸어도 발바닥 통증이 심하지 않는 자세다. 또한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아 발 중앙부, 발가락 뿌리 쪽 순서로 발을 디디며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똑바로 걷기 위해서는 우선 목과 가슴, 배, 허리를 똑바로 세운 채 걷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정수리를 누가 위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다. 이렇게 걸으면 자연스럽게 목덜미와 등줄기가 펴지게 된다. 시선은 전방 20~30m 앞을 보는 것이 좋다. 어깨는 수평으로 한다. 간혹 한쪽으로만 가방이나 핸드백을 매는 사람들은 한쪽 어깨가 처지기 마련인데 양 어깨를 이은 선이 수평이 되어야 한다. 또한 양 어깨가 좌우로 흔들려도 안된다. 허리는 위아래로 흔들지 말고 일정한 높이를 유지한 채 걷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양팔은 자연스럽게 흔드는 것이 좋다. 항상 진행 방향으로 똑바로 흔들고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굽힌다. 그리고 걸을 때 앞다리는 곧게 뻗어 발끝이 위로 향해야 한다. 또 뒷다리는 발끝으로 지면을 차듯이 걷는다.
주의해야 할 것은 너무 큰 보폭으로 걷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작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편안하게 천천히 걸어도 좋지만 좀 더 근력을 강화시키고 칼로리를 소모시키고 싶다면 다양한 걷기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파워워킹은 허리를 세운 채 팔 을 힘차게 젓고 시속 6~8㎞의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걷는 방법을 말한다. 파워워킹은 보통의 걷기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달리기와 걷기의 장점을 합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충분한 근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운동이기도 하다.
노르딕워킹은 양손에 폴이나 막대를 짚고 걷는 방법이다. 관절이 약해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신체 밸런스를 잡는 데도 수월하며 일반 걷기보다 신체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해 그만큼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사이워킹은 가장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걷기 방법으로 케냐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흉내낸 운동방법을 말한다. 이는 발바닥에 걸리는 체중을 발뒤꿈치, 발외측, 새끼발가락, 엄지발가락 순으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는 데 중점을 둔 걷기방법이다. 몸의 뒤쪽 근육과 복근을 많이 사용해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
▶잘못된 걸음은 허리통증 유발해=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건강은커녕 오히려 허리통증만 유발한다. 특히 최근에는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자걸음으로 걷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팔자로 걷게 되면 척추 후관절(facet joint)에 염증이 생기거나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후관절은 척추 뒤쪽의 관절을 말한다. 디스크가 척추 앞쪽에서 뼈와 뼈 사이의 쿠션 노릇을 한다면 후관절은 디스크가 없는 척추 뒤쪽에서 쿠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팔자로 계속 걷게 되면 후관절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허리가 아파 뒤로 젖힐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또 척추관이 좁아진다면 양쪽 다리가 저리는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척추관이 좁아지면 앉거나 쉴 때는 통증이 거의 없는데 걸어 다니게 되면 아랫도리가 쪼이는 듯 통증이 오는 특징이 있다.
자신이 팔자로 걷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팔자걸음을 걷게 되면 발의 외측(바깥쪽)이 주로 지면에 닿기 때문에 신발의 뒤꿈치가 바깥쪽으로 닳게 된다. 때문에 자신의 신발이 어떻게 닳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반대로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걸음걸이는 경추와 척추에 부담이 커져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 목뼈는 옆에서 봤을 때 C자 곡선을 유지해야 정상인데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게 되면 C자 곡선을 잃고 일자로 펴지게 된다. 이럴 경우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 집중돼 목뼈의 디스크 노화를 가속시킨다.
유비스병원 김성대 과장은 “바른 자세를 너무 따지다 보면 오히려 걷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얼마 동안만 걸음걸이에 신경 쓰고 고치려 한다면 몸이 자세를 기억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걸음걸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 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성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