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자라
서양에서는 돌이 안 된 아기도 따로 재우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엄마와 함께 자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이를 의존적으로 키운다는 염려는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실제로 아이들은 유난히 밤에 많이 아프다. 만약 아이가 잠을 자다 열이 나거나 심한 갈증을 느낄 때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 재빨리 돌볼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정서상 '함께 자야 엄마도 아기도 안심'인데 굳이 서양의 육아법을 따를 필요가 있을까? 생후 4개월 이후부터는 따로 재워도 된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자나 깨나 '엄마'만 찾는 아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임에 분명하다. 또한 유아 심리학자들은 '만 3세가 넘은 아이라도 어둠과 잠, 혼자 남겨진다는 두려움 등을 극복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한다. 어른들은 우습게 생각하더라도 실제 아이들은 '침대 밑에서 괴물이 나오지 않을까?','잠들면 깨어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내가 잠든 사이에 엄마가 다른 데로 가면 어떡하지?'등 불안을 느낀다. 아이가 '엄마와 따로 자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유치원 무렵부터 아이 방에서 따로 재워도 늦지 않다. 원하지 않는데도 억지로 떼어놓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 따로 재워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자면 서로가 숙면하기 어렵다. 아이는 엄마의 작은 움직임이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깨고,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의 짧은 칭얼거림이나 잠버릇 때문에 신경이 쓰여 푹 잠들지 못한다. 아이가 푹 자야 성장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된다는 것은 엄마들이 다 아는 상식이 아니던가. 엄마와 아이가 따로 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이의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기가 쉽기 때문. 부모가 잠잘 준비를 시작하는 밤 11~12시를 아이 역시 '자야할 시간'이라고 인식한다. 아이 혼자 자다가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지만 오히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잘 때 사고가 더 빈번하다. 잠버릇이 심한 엄마 밑에 아기가 깔리거나 바닥에 있는 아기를 못 보고 내려오다 아기를 밟는 사고가 많다는 통계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또한 아이가 깰 때마다 즉시 안아주면 아이의 독립심을 키우기 어렵고 돌 이후에는 권하지 않는 밤중수유를 끊는 것 역시 곱절은 힘들어 진다. 아이가 잠들 때까지는 옆에 있어주고 그 이후에는 방문을 살짝 열어두어 아이가 깨도 금세 달려올 수 있으면 충분하다.
editor's conclusion
밤낮을 가리지 않고 2~3시간 간격으로 깨고 건강 상태도 수시로 변하는 백일 미만 아기를 따로 재우는 것은 누구도 권하지 않는다. 또 생후 6개월에서 2세 사이의 아이들을 따로 재우려면 심리적 타격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따로 재우고 싶다면 낯가림이 시작되기 전인 생후 4~6개월, 그렇지 않다면 3세 이후가 적당하다. 아기를 빨리 따로 재운다고 애착 형성이 안 된다든지 성격적 결함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엄마와 같이 잔 아이가 정서적으로 더 안정돼 있다는 것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의 설명.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3세 이전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자는 것이 좋다. 단, 아이와 함께 잘 때는 최대한 조용한 환경을 만들고, 밤중수유도 엄격히 제한할 것. 엄마가 모르고 아기를 누르거나 굴러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침대에 아이가 눌려 낄 만한 틈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안전장치를 미리 해둔다. 엄마가 너무 늦게 자거나 수면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면 아이의 수면 패턴 역시 불규칙해진다. 따라서 아이가 잘 때 같이 자고, 깰 때 같이 눈뜨는 수면 패턴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실내 온도는 어른이 아닌 아이 기준으로 적절히 조절한다.
출처: 베스트베이비
진행 한보미 기자
사진 조병선
모델 양승호(3세)
도움말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의상협찬 룰러바이(www.lullab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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