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유난스러운 아이, 똑 소리 나게 키우기

추억66 2010. 2. 10. 09:33
ㆍ까다로운 아이는 다르게 키워야 한다

아이는 한 명 한 명이 특별하고 소중하지만 유난히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고, 넘치는 호기심과 지칠 줄 모르는 활동력으로 부모를 무장해제시키곤 한다. 까다로울지는 몰라도 자신의 욕구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채는 아이들이다. 까다로운 아이를 기르는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상도 큰 법이다.



까다로운 아이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행동할 수는 없다. 아이도 한 명의 인간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먼저 인지하는 것이 바로 까다로운 아이 육아법의 핵심이다. 부모는 버릇없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부모가 할 일은 아이의 개성을 인정하고 잘 기르는 것, 아이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이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만약 부모가 아이를 보살피는 데 소홀하다면, 아이는 허약한 자아상을 갖게 되거나 부모와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는 스스로 준비가 되면 부모의 곁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한 아이는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놀랄 만큼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 예민한 아이일수록 부모의 감정에 더 쉽게 좌우된다. 침착하고 분명하게 대응할수록 아이도 진정된다. 부모도 아이도 서로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일정한 한계는 설정해두어야 한다. 아이가 가진 통제력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case 1 "아이의 울음은 아주 시끄러웠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무척 격렬했어요. 울음을 통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표현했죠. 때로는 아이 감정에 말려들어 어쩔 줄 몰라 당황한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진정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성격을 타고났던 거예요."

이런 아이들의 울음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절박하고 긴급한 요구에 가깝다. 게다가 매우 활동적이어서 집 안의 물건을 내버려두는 일이 없다. 이런 기질은 모험적이고 높은 수준까지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는 아이가 충동을 잘 조절하도록 하는 조력자이다. 아이가 때로 지나치게 행동하거나 긴장하더라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단지 아이가 행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지나친 행동을 하는 아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대단히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런 아이는 대단히 힘든 존재일 수 있다. 그럴수록 아이에게 중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피로를 이겨내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젖을 먹이는 것은 아이를 달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너무 많이 먹여도 문제지만 모유의 경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유의 농도는 먹이는 횟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이 많은 아이일수록 더 자주, 더 오랜 시간 동안 젖을 먹으려고 한다. 자신의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끈질기게 매달릴 수 있는 능력은 아이가 자라고 난 후에 다른 사람의 욕구와 조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까다로운 아이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오히려 주변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결여되기 쉬운 공감 능력이 발달할 수 있다. 한시도 떨어질 틈 없이 부모가 안아주는 걸 좋아하지만 때로 어떤 아이들은 신체 접촉을 거부하기도 한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작은 접촉부터 해나가면 된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 '낯을 가린다'고 여긴다. 그러나 아이는 결국 '자란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우는 아이 달래기와 놀이법


말 못 하는 아이에게 울음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다. 아이가 필요한 것을 얻게 해주고, 부모가 이를 알아차리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자동적으로 울게 되어 있고, 엄마도 젖을 먹여야 하는지를 몸이 본능적으로 알고 반응하게 된다. 생후 몇 개월 동안 달라지는 아이의 울음을 알아채고 응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연습이 필요하다.

만약 아이는 울게 놔둬야 한다는 말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아이는 울음이 신호로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도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 예민한 아이일수록 더 크게 울게 될 뿐, 아이와 부모 사이를 더 멀게 만든다. 온순한 아이라 해도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도록 '훈련'받게 되면 주눅이 든 채 자라기 쉽다.

아이가 편안하도록 애를 쓰는데도 여전히 운다면 그건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아이가 우는 방식은 자신의 기질 때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부모는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알려는 노력을 하면 된다.



아이를 울게 내버려둔 결과 심장 박동이 걱정스러운 수준에까지 도달했고 혈중 산소 농도도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울음이 진정되자 아이의 상태는 금세 정상으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힘껏 울수록 건강한 아이'라는 잘못된 통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항상 아기띠를 하고 아이를 매면, 아이는 같이 있다는 느낌 때문에 덜 보챌 것이다. 아이가 젖 먹을 시간을 알리기 위해 울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입을 벌리자마자 젖을 먹이는 것도 좋다. 아이가 언제 우는지를 적어두면 아이의 욕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도 있다. 육아 경험이 많은 엄마들이 하듯 울음에 호들갑 떨지 않고 평온하지만 염려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심하게 울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몸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자신의 방식을 확신하면 아이도 함께 편안해진다. 아이가 손가락을 빨면서 뭔가 실망한 것처럼 울기 시작한다면 배고프다는 신호라는 것을 알고 다음에 바로 젖을 물리면 된다. 우는 데만 집중하지 않도록 관심을 끌 만한 소리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엄마 배 속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이 아이 달래기의 핵심이다. 몇 가지의 큰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아이를 리드미컬하게 흔들어준다.
* 마음을 가라앉히는 소리를 규칙적으로 들려준다.
* 아이의 눈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주의를 다른 데로 분산시킨다.
* 친근하게 신체 접촉을 하고 어루만져준다.

아기용 캐리어는 아이를 달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안고 다니는 아이들은 40%나 덜 운다는 보고가 있다. 아이를 옷처럼 입고 다닌다는 뜻의 베이비웨어링(Babywearing)은 엄마의 자궁 속을 연상시켜 아이를 편안하게 한다. 부모에게 안겨서 아이는 좀 더 여유롭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지켜볼 수 있다. 생후 일주일부터 아기띠로 아이를 안기 시작하면서 친근해지는 것이 좋다. 까다로운 아기들은 얼굴을 앞으로 해서 안는 자세를 좋아한다.



자궁 속에서의 움직임을 연상할 수 있도록 아이를 흔들어주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팔로만 흔드는 것은 힘들고 그리 효과적이지 않으므로 다양한 댄스 스텝을 응용하는 것이 좋다. 아기를 꼭 안고 좌우로 흔들거나 무릎을 굽히고 흔들다가 일어서기, 왈츠 스텝, 전진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탱고 스텝, 빙글빙글 돌기 등 춤을 이용하면 많은 동작이 가능하다. 움직이면서 빨 것을 동시에 준다거나, 즉흥적인 움직임을 시도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변화를 주면 아기가 무척 좋아한다.

흔들침대와 드라이브, 유모차를 타고 산책하기 등 잠시 엄마의 품이나 집 안에서 벗어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부모에게도 잠시 숨 돌릴 틈을 주고, 다시 아이를 돌볼 여유를 갖게 해준다. 볼거리를 좋아하는 아기에게는 유모차나 산책이 특히 유용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관찰했다가 들려주는 것도 좋다. 아이는 리듬감이 있으면서 단조롭고 천천히 높아지다가 내려가는 흥얼거림 등을 좋아한다. 그 밖에도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 졸졸 흐르거나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 욕실 환풍기 소리, 진공청소기 소리, 메트로놈 소리, 자장가나 메들리 곡, 자신의 목소리 등이 있다. 아이의 특성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므로 세심하게 들려주도록 한다. 반면 크고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기계음은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때 아이의 울음이 뚝 그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기를 안고 서서 거울을 보게 한다거나, 엄마가 갑자기 재밌는 표정을 짓는다거나, 어항 속을 움직이는 물고기나 애완동물처럼 움직이는 것들을 보고 아이가 울던 것을 잊을 수도 있다.

아기가 영아산통으로 고통스러워서 우는 경우라면 배의 긴장을 풀어주면 된다. 아기를 팔에 걸쳐놓듯이 안고 다른 팔을 등 위에 살짝 올리면 배에 맞닿은 팔이 배의 긴장을 서서히 풀어준다. 생후 4개월 이후에는 아기를 손 위에 세우고 배를 어깨에 기대도록 하거나, 의자에 앉아 허벅지 위에 아기를 눕히고 다리를 번갈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방법도 산통 완화에 효과적이다.

아이의 필요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


부모가 무조건 아이의 필요에 응답하거나 늘 욕구를 채워주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아동의학 전문가이자 슬하에 여덟 자녀를 둔 윌리엄 시어스와 마사 시어스 부부가 제안하는 대응법을 살펴보자.

처음에는 무조건 아이에게 응답해주는 엄마가 필요하다 해도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아이도 약간의 좌절감을 배우는 것이 좋다. 스스로 진정하거나 통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아이에게도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case 1 "아기의 울음에 즉각적으로 응답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약간의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평온하게 아이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고 아이에게 말을 거는 법을 배웠어요. 나는 네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안전하게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을요."

아이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해서 꼭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선입견은 과감하게 털어버리고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case 2 "무엇보다 도움이 된 건 우리가 딸아이를 지적이고 총명한 인간으로 보기 시작한 거였어요. 표준적인 아기 모델에 더 이상 우리 아기를 끼워 맞추려 하지 않았고, 잠자고 젖 먹는 방식에 대한 기대를 바꾼 것도 도움이 됐어요."

고통도 기쁨도 함께 분담해야 한다. 그래야 아내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놀아주는 방법을 만들 수 있다. 부부가 서로를 돌보지 않으면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case 3 "저는 남편이 긴 시간 일해야 하는 것을 염려해서 그를 보호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밤에도 일어나서 돕고 싶었는데 엄마 역할을 빼앗을까봐 그러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교대로 밤에 아이를 돌보거나 밤중에 함께 일어나기로 했어요. 우리는 육아를 통해 셋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됐어요."



아이를 올바르고 지혜롭게 이끌기 위해


대부분의 아이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더 활기차게 자라난다. 잠자기 전에는 조용히 하거나 양치질하기, 책 읽어주기, 포옹이나 노래처럼 예상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규칙적인 일상은 아이를 진정시키고, 아이가 기분이 좋을 때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때가 언제인지도 알 수 있게 한다. 아이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계획하면 부모도 아이도 여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언젠가는 아이도 거절을 배워야 한다. 거절에 앞서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확신을 필요로 한다. 안 된다고 말한 뒤에는 재빨리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날카로운 칼을 갖고 노는 건 안 되지만, 감자를 으깨는 건 괜찮아" 하는 식으로.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아이 이름을 부르거나 간결하고 단순하게 말하는 방법은 아이와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어릴수록 음절도 적고 짧은 문장으로 말해야 한다. 아이가 자신의 선택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도 행동을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다. 건널목을 지날 때 손을 잡게 하려면 "길을 건널 때 엄마를 도와주렴" 하고 말해보자.

이런 노력들은 천천히 결실을 맺기 때문에 부모도 변화를 알아차리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는 물론, 부모도 감수성이 자라나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이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고 생각을 지지하는 경험은 배우자와 친구, 일과 사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인식을 넓히고 다르게 보는 눈을 길러준다. 아이가 부모를 신뢰한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 될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비난에 대처하는 방법
아이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세심하게 돌보는 것은 주변으로부터 비판을 듣기 쉬운 방식이다.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라면 귀 기울여 들어야겠지만 비판을 듣거나 육아에 관해 논쟁하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한다.

첫째, 아무에게나 불평하지 않고 격려하는 사람들을 만든다
누구에게 하소연하느냐가 중요하다. 비판할 것이 뻔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지 말고 육아 태도가 비슷한 사람, 까다로운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 좋다. 아이의 성장이 곧 부모의 신념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 알고 있는 사람은 부모이다.

둘째, 스스로를 보호한다
이렇게 말해보자. "아기들은 버릇을 망칠 수가 없어요. 단지 버릇을 잘 가르칠 수 있을 뿐이죠. 내버려둔 음식이 상하는 것처럼, 방임하는 경우에 버릇없는 아이가 된답니다."

셋째, 아이를 감싸고 긍정의 힘을 믿는다
아이가 듣는 데서 아이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나 어려움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변에서 "아기가 아주 고집스럽군요"라고 하면 "우리 아이는 아주 끈기가 있어요"라고 하고, "소란스럽다"고 하면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적이에요"라고 말해보자.

녹초가 된 엄마를 위한 제안
1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라도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가까이 하지 않는다.
2 악취나 소음 등의 환경을 피한다.
3 누운 상태로 젖먹이는 법을 배운다.
4 육아일기를 쓰거나 영적인 성숙을 위해 명상한다.
5 재미있는 농담이나 유머를 적어 기억해둔다.
6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수유 중이라면 반드시 그렇게 한다.
7 단 15분이라도 좋으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일정하게 갖는다.
8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이나 음료를 피한다.
9 비싼 게 아니라도 자신을 위해 뭔가를 산다.
10 물과 음료를 충분히 마신다(모유 분비량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글 / 위성은(객원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참고 서적 / 「까다로운 내 아이 육아백과」(푸른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