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⑦ 감기 닮은 병에 속지 마세요

추억66 2010. 2. 10. 09:25

글·최현(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사례 1.


처음에는 37.9℃의 미열이 있더니 맑은 콧물을 흘리는 아이. 열 때문인지 칭얼대며 짜증을 내고 밥을 먹기 싫어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사실 너무 흔한 일이라 "또 감기에 걸렸네"라며 병원으로 향하거나 집에 있는 종합감기약을 찾는다.

#사례 2.

해열제를 먹였는데도 열이 38.5℃를 넘은 아이. 결국 밤 11시에 거친 숨소리를 내며 낑낑대기 시작하더니 열이 40℃를 육박했다. 겨우 재웠지만 그 다음날도 별로 나아지지 않아 결국 아이를 둘러업고 응급실로 향했다. 검사결과 아이는 입원 5일 만에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열나고 기침하면 웬만한 병 모두 감기처럼 보여

아이에게 위급상황은 언제든 올 수 있기 때문에 엄마는 아이가 아픈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열나고 기침하는 경우 대부분은 감기처럼 보이는데 이는 감기가 아닌 유사한 호흡기질환일 수도 있고 감기가 진전되면서 중이염과 폐렴 같은 합병증을 유발했을 수도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자주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장염도 감기와 동반하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아이가 특별한 이유 없이 열이 5일 이상 오르락내리락한다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전됐을 수도 있다. 열이 떨어지지 않고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된다면 뇌막염이나 뇌수막염, 가와사키병과 같은 다른 질환일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열이 올라 40℃에 육박할 때는 해열제를 쓰고 신속하게 응급실로 가야한다. 보통의 감기처럼 대처하다가는 아이가 병을 진단받기 전까지 큰 고통을 받을 수 있고 자칫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증상 따라 다른 질환, 잘 구별해야

감기와 다른 질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증상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알아야 한다.

이런 차이를 전문의가 아닌 엄마가 알아채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감기일 때와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일 때의 열 차이에 대해 몇 가지라도 꼭 기억해 두면 위급한 상황은 막을 수 있다.

▲감기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2~3일 후에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아무리 체온이 올라도 41℃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3일 이상 계속되거나 열이 쉽게 40℃를 넘어가면 다른 질환이나 위급상황일 수 있다.

▲가와사키병

40℃의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고 입술과 손바닥이 붉어지고 거칠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가와사키병 일 수 있다.

▲홍역·수두

감기 때문에 고열에 시달리다가 열이 떨어지면 열꽃이라고 하는 발진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돌발진이라고 하는데 그냥 놔두면 보통 2~3일내로 호전된다. 만약 2~3일 지켜보다 그 이상 지속되거나 수포성 발진이 보이거나 곪는 양상을 보인다면 홍역이나 수두를 의심해 볼 수 있다.(*이 글은 도서 '세 살 감기 평생건강 좌우한다'(위즈덤 하우스)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