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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래서 세상에 분노한다"
인간 노무현은 스스로를 사랑했다. 그것도 지독히. 그래서 그의 자살은 충격적이다. 나는 < 인물연구 노무현 > 을 준비하면서 당시 논란이 되고 있던, 노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을 다시 읽어봤다. 4시간에 걸친 그 연설내용에서 인간 노무현을 이해하게 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 하나를 고르라면 이것이었다.
"자신을 사랑하면 세상을 사랑하게 되고, 세상을 사랑하면 세상에 대한 분노를 하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여쭤봤다.
- 대통령님은 대통령님을 사랑하고 있지요?
"예."
- 굉장히 자부심이….
"그렇지요.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기를 끊임없이 이겨야 되는 자기와의 싸움을 해낼 수가 없지요.
근데 그게 그래서 사랑하는 건지,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 모르지만은 극단적인 이기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자기를 사랑한다는 말이 극단적인 이기심일 수도 있고, 또 극단적인 자부심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렇죠.
그러다보면 오류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고, 또 이제 그 결과가 틀리지 않기 위해서 절제해야 되고, 또 자기가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되고 그런 것 같아요. 결국 중심엔 자기가 있는 것입니다.
근데 자기를 충족하는 것이 개인의 쾌락이나 탐욕을 충족하는 것으로선 자기가 충족이 안 되는 것인가 보죠? 그것으로는 자기 만족을 할 수 없으니까 자기 삶의 가치가 뭔지를 자꾸 생각하고, 그러면서 가는 것이 결국은 자기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자기를 사랑한, 그래서 세상에 분노한, 그래서 임기를 몇 달 앞둔 상태에서도 정부 출입기자실을 '개혁'하겠다고 기자들과 집단으로 한판 붙었던 노무현. 그래서 그의 자살은 더욱 충격적이다.
- 근데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면서도 적절한 선에서 '아이 타협하자' 이런 순간이 있는 것 같거든요? 저도 그럴 때가 적지 않게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님 요즘(2007년9월) 모습 보면 임기 말에도 계속 뭔가를 추구하고 하시는 걸 느끼는데, 그러니까 자기 사랑에 대한 욕심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강하거나, 훨씬 지속적이거나 그러신 거 아닌지요.
"글쎄요, (임기말인데) 안 되는 일을 왜 하냐, 안 될 것 같은 일을 왜 하냐, 좀 피할 땐 피하지 왜 하필이면 그렇게 집착하냐, 이런 것이죠. 근데 안 되는 일이라는 게 없지요. 어떤 일이라는 것은 일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작은 씨앗이 변화를 수용하면서 그 안에 작은 싹을 키우고, 자라고 그렇게 해서 마지막에 열매가 맺는 것이지요."
노무현의 자기사랑은, 역사에 대한 믿음과 연결돼 있었다.
"열매가 그렇게 맺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많은 싹이 다 열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싹이 있어야 하나의 열매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결실이 있는 일인지는 우리가 너무 그리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하고 안 되는 것같이 보이는 많은 일들이 다 하나하나 싹을 틔우고…… 말하자면 물주고 키우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 노력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안 된다고 전제하는 것은 인과관계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고, 멀리 보면 결국은 다 그렇게 가게 돼 있는 일 중에 내 몫이 얼마인지 몰라서 노력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 시야를 짧게, 인과관계를 너무 단순하고 시야를 짧게 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지 안 되는 건 없다, 하물며 노력할 가치조차 없는 것은 정말 없다, 나는 그렇게 보는 것입니다."
"언론과의 싸움은 역사가 내게 준비한 것... 회피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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