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인 추모 열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일부 전문가들은 소통의 문제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배선영 기자입니다.
◀VCR▶
전국에 걸쳐 400만 명이 넘는 조문객과
50만 명이 한데 모여 치른
서울광장의 노제.
셀 수조차 없는 수백만의 인터넷 댓글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와 애도의 물결은
모두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시청 앞에서 수원 연화장, 봉하마을까지
운구 행렬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여들었고,
또 함께 울었습니다.
왜 국민들은
대통령 재임 시절 인기도 없었고
또 퇴임 후 검찰 수사까지 받은 그를
이렇게 슬퍼하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죽음, 그것도 투신자살이라는
강렬한 사건이 주는 충격파에
주목합니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극단적인 방식을 택한 데에는
뭔가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추정과 동정이 사람들을 움직였다고
말합니다.
◀INT▶ 이응준/소설가
"죽음보다 더 강한 이별이 없는 것이고
그러므로 그것을 통해서 그가 가지고 있었던
메시지, 그의 행동들이 진정성을 갖게 되고
우리가 진짜 그것을 해석해 보려는
의지를 갖게 된 것 아닌가..."
침묵의 죽음이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소통의 장을
열어놓은 셈입니다.
평소 국민들과 대화하려 했고,
국민 편에 서려했던 정치인이었던 사실.
하지만 검찰 소환 이후,
대다수 언론의 지탄 속에
국민과의 소통 창구를 잃어버렸던
그가 겪었을 외로움.
그런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후회감.
그래서 결국 그를 잃었다는 상실감이
국민적인 슬픔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겁니다.
◀INT▶ 김기봉 교수/경기대 역사학과
"소통의 질곡 속에서
마지막 택할 수 있었던 방법이 아니었을까.
자기 자신의 몸을 매치로 하고
자기 목숨을 대가로 해서
이런 소통을 하려는 그 정신,
저는 그게 우리한테 심금을 울렸고..."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메시지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경제 만능론이 대세가 된 상황,
그래서 보수로의 회귀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국을 배경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해 답답해하던 사람들이
그가 생전에 추구했던 탈권위와 인권,
반지역주의 같은 가치의 소중함에
다시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INT▶ 황상민 교수/연세대 심리학과
"진짜 경제만 살리면
우리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우리 삶이 더 나아질 것인가,
그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회의가 더 생겨나게 만드는
정부 현재 상태가 되다 보니까..."
그래서 숙제는 남았습니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추모의 마음들이
생산적인 에너지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이제 남은 자들이 이념과 계층을 떠나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MBC 뉴스 배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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