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아이 손잡고 갈만한 가족 체험 여행지①

추억66 2009. 5. 26. 14:10

여행은 추억을 그리는 화가에 비유된다. 물론 여행의 추억은 무작정 떠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여행의 목적을 정한 후 그에 맞는 지역과 일정을 미리 세밀하게 스케치해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엇을 보고, 먹고, 체험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수적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이라면 준비가 더 철저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다녀오기에 좋은 체험 여행지를 소개한다.

◆서천 이색체험마을

이색체험마을은 그 이름처럼 색다른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모내기, 고구마 캐기, 산나물 채취, 메뚜기 잡기 등 일반적인 농촌 체험 이외에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행정구역은 충남 서천군 기산면 화산리이다. 화양산 골짜기에 자리 잡은 아담한 마을로 고려 말 목은 이색을 추모하기 위한 문헌서원이 위치해 있다.

이색적인 체험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이색생존체험, 이색박물관체험, 이색농촌체험, 이색먹을거리체험 등이다. 이색생존체험은 무인도나 오지에 혼자 남았을 경우를 상정한 프로그램으로 위급상황 시 생존법을 배울 수 있다. 부싯돌로 불을 피우고 물을 정수하는 방법, 손수건에 밥을 짓는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이색박물관체험은 마을 주변에 위치한 박물관을 견학해 전통문화를 배워보는 시간이다. 옹기전시장, 분재미술관, 우리문화학습박물관 등을 방문한다.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자연과 농촌, 전통문화의 멋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색먹을거리체험은 부모와 아이 모두 반기는 시간이다. 조개 육수에 엄나무, 뽕잎, 연잎 등을 넣고 끓인 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칼국수는 참가자가 직접 밀가루 반죽을 빚어 홍두깨로 얇게 펴 칼로 잘라 만든다. 재료는 같지만 손맛에 따라 쫄깃함이 다르다. 해질 무렵 장작불을 피워 놓고 생굴을 구워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생굴 바비큐 파티는 이색체험마을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情)을 쌓는 시간이 된다. 굴구이 만찬이 끝나면 남은 숯불에 누렁누렁 잘 익은 콩을 올려 예전 콩서리하던 기분을 느껴볼 수도 있다.

이색체험마을 내 민박은 12곳이 운영된다. 모두 후덕한 시골 인심과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안겨준다. 요금은 주말 기준으로 1인당 1만 원이다.


*문의 041-951-1442, http://esec.go2vil.org

◆화성 타조사파리

경기 화성 장안면 타조사파리를 찾아가면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등장하는 또치, 즉 타조를 만날 수 있다. 한국타조연구개발원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타조 체험장으로 150여 마리의 타조가 다른 동물 친구들과 어울려 흙마당을 뛰어다닌다.

타조사파리의 기본 체험 프로그램(1만 원)은 타조에 대한 공부로 시작된다. 만화와 다큐멘터리에서 보아온 타조의 실체를 속속들이 파헤쳐보는 시간이다. 타조는 몇 주일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아도 살 수 있고, 걷거나 뛸 때 절대로 뒤꿈치를 땅에 대지 않으며, 사료와 함께 돌을 먹어야 하는 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날지 못하는 가장 큰 새의 흥미로운 면면이 하나씩 드러난다.

타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난 뒤에는 부화장으로 이동한다.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관찰할 수 있다. 이후 타조에게 풀과 사료를 먹여보고, 무정란으로 판명된 타조알을 굴려 볼링시합을 벌인다. 타조알은 돌로 내려쳐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 마음껏 굴려도 전혀 문제가 없다. 타조 관찰 외에 공작과 라마 등 사파리 내 다른 동물들을 관찰하는 시간도 갖는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타조 타기를 비롯해 미니말(Pony) 타기, 타조알 공예, 타조알 요리 체험은 선택 프로그램이다. 기본 프로그램 이용 후 체험할 경우에 선택 프로그램의 요금은 각각 3천 원이다. 9척 장신인 타조의 등에 올라 날갯죽지를 잡고 U자형 트랙을 달리면 엉덩이가 다 얼얼하다. 타조 타기 프로그램은 성질이 순한 암컷 타조가 이용되고 진행요원이 계속 따라붙어 안전을 기한다.

타조사파리는 매일(월요일 휴장)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된다. 도시락 등 가져 온 음식을 먹을 수는 있지만 취사는 불가능하다. 또 몽골 유목민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몽골촌 체험장도 운영된다.

*문의 031-351-7734, www.ostrichsafari.com


◆임실 치즈마을

전북 임실 치즈마을은 가족 체험 여행지로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매년 5만 명 이상의 가족 단위 체험 관광객이 찾아와 전북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는 관광지로 꼽힌다.

현재 임실 치즈마을은 임실읍 금성리 화성, 중금, 금당 3개 마을 86가구로 이루어져 있다. 치즈마을 체험은 당일치기 또는 1박 일정으로 진행된다. 당일치기 체험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우선, 경운기를 타고 치즈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농촌 출신이 아닌 경우에 난생 처음 타는 경운기가 마냥 신기하다. 치즈 체험장에선 모차렐라 치즈를 만들어본다. 탁자 위에 놓인 커다란 우유통에 유산균과 우유를 응고시키는 효소를 넣고 저어준다. 약 30분이 지나면 우유가 굳기 시작하는데, 그동안 치즈마을의 역사와 유제품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치즈 만들기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치즈를 잡아 펴는 스트레칭 작업이다. 미리 만들어 식혀놓은 모차렐라 치즈에 뜨거운 물을 붓고 여럿이 잡아당기면 밀가루와 고무를 섞은 반죽처럼 쭉쭉 탄력 있게 늘어난다. 온 가족이 잡고 넓게 펴도 찢어지지 않을 만큼 탄력성이 뛰어나다. 이렇게 만든 치즈는 즉석에서 식빵에 얹어 맛볼 수 있고, 그릇에 담아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치즈 만들기 체험 이후에는 초지ㆍ낙농 체험이 이어진다. 치즈 체험장 뒤편에 축사와 초지가 조성돼 있다. 송아지에게 젖병을 물려보고 젖소에게 꼴을 주는 체험이 가능하다. 경사가 급한 초지에선 풀썰매도 타볼 수 있다. 눈썰매 못지않은 속도감과 짜릿함이 전해진다. 아이는 물론 부모도 동심으로 돌아가 즐겁게 풀밭을 질주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치즈 체험 외에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방앗간과 연계된 체험으로 무농약 품질 인증 우렁이쌀의 도정 과정에 참여해본다. 또 모내기 체험이 7월까지 진행된다. 맨발로 논에 들어가 모를 심어보는 체험으로 소소하지만 농부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다. 이밖에 계절별로 고추따기, 감자 및 고구마 캐기 등 농작물 수확 체험도 진행된다.

*문의 063-643-3700, www.cheesevi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