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하지마라” 당부했지만… | |
봉하마을 빈소 가는길…1400여장 노란 리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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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차서 넘쳤다. “당신을 생각하면 하염없는 눈물이 납니다”, “벌써 보고 싶어 미치겠습니다”, “너무 불쌍해서 어떡합니까”,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할 말을 잃습니다. 답답합니다.” 한 시민은 슬픔을 꾹꾹 끊어 쓴 듯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당신의 이름 석자를 쓰며”라고 적었다.
노란 리본을 보고 누군가는 눈물지었고, 누군가는 긴 한숨을 쉬었다. 25일 “밀짚모자에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너무 슬픕니다”라는 글을 남긴 한 초로의 남성은 “어린 시절을 진영에서 보냈고, 노 전 대통령과 동갑내기”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 “미안해하지 마라”고 했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과 용서를 구하는 글은 한정없이 휘날렸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부디 저희를 용서하소서”, “큰사람이 되어 당신의 빚을 갚겠습니다.” 에둘러 가벼이 그의 선택을 책망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여수에서 왔습니다. 별것도 아닌 것을 ….” “세상 참 나쁩니다”, “당신의 진정성은 역사가 평가할 겁니다”, “너무너무 억울하다. MB 각성하라”라는 어딘가를 향한 분노와 억울함이 밴 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간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글이 많았다. “편한 마음으로 이젠 훨훨 털어버리고 편히 잠드세요.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노무현 할아버지 사랑합니다. 좋은 곳 가셔서 편히 쉬세요”, “다음 생은 편안한 곳에서 행복하게 사십시오.” 23일 새벽 그가 마지막으로 고향 마을을 눈에 담은 부엉이바위 앞엔 짤막한 글을 안은 노란 리본 하나가 계속 펄럭였다. “안녕히~ 나의 대통령.”
김해/성연철 송호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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