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더블 클릭'이 부르는 '손목터널증후군'

추억66 2009. 3. 9. 09:28

'더블 클릭'이 부르는 '손목터널증후군'

컴퓨터 문명, 손목 수난시대 2009년 03월 09일(월)

현대인은 컴퓨터 문명시대에 살고 있다. 컴퓨터를 장시간 연속해서 사용하고 난 뒤, 때때로 손등과 손목· 팔꿈치가 쑤시고, 심할 때는 손가락까지 저린 경우를 한두 번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하루 평균적으로 컴퓨터를 1~2시간 사용하는 중학교 3학년 김모군(15)은 최근 언제부터인지 손목이 몹시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손을 털어주면 조금 좋아지지만 그때뿐이었다. 견딜 수 없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진단을 내렸다. 의료계에 따르면 컴퓨터 사용이 잦은 중·고생을 포함해 사무직 직장인 등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람들이 손목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판을 치고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등의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 자체가 손과 손목 관절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손은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늘어난 현대인들에게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 마우스의 버튼을 눌러 원하는 지점까지 죽 긁어오는 '드래그'나 마우스의 휠을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스크롤, 빠른 속도로 자판을 치는 타이핑은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를 준다. 
◆컴퓨터 문명, 손목 수난시대= 컴퓨터 관련 업무는 손이 쉴 새가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하다가 다른 콘텐츠를 열기 위해서는 손가락이 마우스의 버튼을 클릭해야한다. 엑셀, 포토샵 등의 문서작업에서도 클릭 작업은 필수적이다. 마우스의 버튼을 눌러 원하는 지점까지 죽 긁어오는 '드래그'나 마우스의 휠을 위 아래로 오르내리는 스크롤, 빠른 속도로 자판을 치는 타이핑은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를 준다.

이 중 가장 손에 무리를 주는 것으로 더블클릭이 꼽히고 있다. 더블클릭은 프로그램이나 명령을 실행시키기 위해서 마우스의 버튼을 매우 빠르게 두 번 연달아 누르는 행위를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힘을 줘 집게손가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손목에서 집게손가락까지 이어지는 손가락뼈와 인대에 강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 인체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해부학적 구조와 관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손목에는 팔과 손을 연결해주는 힘줄과 손가락의 감각을 주관하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이것들이 지나가는 통로를 '터널'이라고 한다. 이 '터널'은 인대로 둘러싸여 있는데 손의 과도한 사용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 신경을 눌러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나타나는 증상의 대표적 질환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은 손가락이 저리는 것이 가장 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 끝의 감각이 이상해지거나 둔해진다.

특히 밤에 자다가 손가락이 따끔거리고 후끈거리는 증상이 심해 잠을 깨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손이 저릴 때 손을 털어주면 증상이 조금 좋아지는 특징이 있어 손을 자주 터는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게 된다. 심지어는 운동신경까지 압박되어 손의 쥐는 힘까지 약해지면 병세가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하려면= 의료계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의 자가진단 방법은 자신의 두 손등을 손등끼리 서로 마주 대고, 가슴 앞으로 들어 올려 양 손목이 90도로 꺾이게 하고 약 2분간을 기다린다. 이때 손가락의 일부가 저려오면 손목터널 증후군이 의심되는데, 이럴 경우 병원에서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손목이 무리를 덜 받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법으로는 비스테로이드 항염 약제를 활용한 약물 치료, 손목터널 부위에 초음파 치료, 전기치료 등의 물리치료, 손목터널 안쪽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는 방법 등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손목이 무리를 덜 받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을 자주 돌려주고 주물러주는 등 손목 스트레칭을 수시로 한다든지, 손목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놓여질 수 있도록 위치를 조정한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 자판의 높이와 의자의 높이를 잘 맞추어야 한다. 자판의 높이는 팔의 전완부(앞팔)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피아노 칠 때의 손 모양 같이 손목과 손바닥이 수평을 이루어야 한다.

보통 오른손잡이들은 마우스 클릭을 오른손으로만 하기 마련이다. 컴퓨터 설정을 가끔씩 왼손으로 바꿔 한쪽 손으로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한다. 하루에 수십 통의 문자보내기는 엄지손가락과 손목에 큰 무리를 준다.

필요 이상의 문자보내기는 자제하고, 만약 보내야 한다면 휴대전화를 책상 위 등에 고정시킨 후 보낸다. 만약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컴퓨터 사용 중 손이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면 일단 일을 중단하고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5∼10분 정도 쥐었다 펴주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또 팔베개를 하고 자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팔과 손의 혈액순환에 좋지 않고, 손은 편안히 허리 옆으로 내려놓고 그 위에 이불을 덮어 따뜻하게 보온이 되도록 한 상태에서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하고 있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