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유하 / 당신

추억66 2008. 8. 5. 17:59


 

 

 

 

 

 

오늘밤 나는 비 맞는 여치처럼 고통스럽다  
   라고 쓰다가, 너무 엄살 같아서 지운다  

   하지만 고통이여, 무심한 대지에게 칭얼대는 억새풀  
   마침내 푸른빛을 얻어내듯, 내 엄살이 없었다면  
   넌 아마 날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열매의 엄살인 꽃봉오리와  
   내 삶의 엄살인 당신,  


   
난 오늘밤, 우주의 거대한 엄살인 별빛을 보며  
   피마자는 왜 저 몸을 쥐어짜 기름이 되는지  
   호박잎은 왜 넓은 가슴인지를 생각한다  

   입술을 달싹여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그만두는 밑둥만 남은 팽나무 하나
    

 

  얼마나 많은 엄살의 강을 건넌 것일까    


 

 

유하 /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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