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미류나무...유 국 진

추억66 2008. 7. 9. 10:47

        미류나무/ 유 국 진 우리가 만나 하늘과 땅을 멀리 날려보내고 나는 돌아와 미루나무 가지 끝에 이는 바람을 생각했다 부드럽게 유약하게 한들한들 흔들리는 그 가지 끝에서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긴 세월의 그림자를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세상의 불빛은 나의 마음이 아니었고 돌아서면 너의 그림자 언제나 내겐 무척 낯선 풍경이었다 나는 언제나 홀로였고 나의 뿌리는 잘린 채 바짝 말라 있었다 나의 눈물은 미루나무에 이는 바람같은 아픔이었어 한들한들 흐느끼듯 아픔을 보고 미워하는 듯 다가가기엔 하늘과 땅이 무척 멀어보였어 오늘도 나는 홀로 바람에 지치는 미류나무의 가지를 본다네 짧은 여정에서 잘린 뿌리를 얘기하기엔 내 마음은 늘 허공이였고- 휘파람을 불어줄 수 있겠니? 내가 한 잔 술에 취해 나의 이름을 지울 때 내게 다가와 그냥 웃는 얼굴로 미루나무에 이는 바람소리를 온몸으로 느끼게 해줄 수 있겠니?
<출처 : 동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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