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울 속 있는 게 너인지 벌써 아는 거야? 엉금엉금 기어서 거울 앞에 착 달라붙어 있는 아이. 자기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런 저런 표정을 짓고, 방긋~ 뜻 모를 웃음도 짓는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거울 속에 비친 것이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은 인식하지 못한다. 거울 속의 자신과 실제의 자신이 같다는 사실을 인식하려면 적어도 18개월 이후는 돼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거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존에 맛보지 못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 내가 웃으면 따라 웃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녀석을 보는 것으로 아이는 충분한 재미를 느낀다. 아직 ‘엇, 이 녀석이 나를 똑같이 따라 하네' 정도의 인식도 없는 상태. 아이가 까꿍 놀이에 열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까꿍' 하고 나타났다가 문 뒤에 숨으면 아이는 엄마가 ‘진짜'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엄마가 ‘까꿍' 하고 다시 등장하면 없던 게 갑자기 생겼으니 얼마나 신기할까? 수백 번 해도 질리지 않고 ‘까꿍' 할 때마다 아이가 웃으며 자지러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TV 광고가 그렇게 재밌어? 아직 목조차 가누지 못하는 아기라도 TV에서 소리가 나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관심을 표현한다. 그중에서 아기가 단 1초도 눈을 떼지 못하고 몰입하는 것은 TV광고. 15초 내외의 짧은 시간에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TV광고는 아기가 어릴수록 강하게 자극을 받는다. 문제는 아기가 지속적으로 이렇게 강한 시각·청각 자극에 노출되었을 경우다. 다른 새로운 사물을 봐도 TV만큼 자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시하다고 느끼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어머머, 벌써 뭘 아나 봐. 눈을 못 떼네~” 하며 아기를 신기해할 것이 아니라 재빨리 TV를 끌 것. 미국소아과협회에서는 만 4세 이전의 영유아에게는 TV와 비디오 시청을 금하도록 권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TV나 비디오를 고를 때 인위적인 기계음이 없는지, 진행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현란하지 않은지 엄마의 판단 후에 보여주는 것이 최선. 우리 아기는 왜 ‘남자’를 싫어할까? 어떤 아기들은‘남자’ 혹은 ‘여자’ 가운데 특정 성별을 더 친근하게 느끼거나, 반대로 멀리서 보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리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기들도 남자·여자의 성별 구분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심지어 제 엄마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기 전에도 말이다. 이는 아이의 머릿속에 분류 데이터가 들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는 환경과 기질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데, 가령 처음 ‘남자’라고 인식된 사람이 자신을 확 안았을 때 아이가 심하게 놀라거나 불쾌했다면 그 뒤 남자들을 싫어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스릴 있고 재미있게 느꼈다면 다른 ‘남자’에게서도 무의식중에 그런 ‘안아줌’을 기대하고 좋아하게 된다. | ||||
| ||||
방귀 ‘뽕’, 더러운 ‘똥’이 뭐가 그렇게 좋니? 아이들은 ‘똥’에 관심이 많다. 더러운 것이라는 편견도 아직 생기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이 괄약근을 조절해 만든 ‘창조물’이라는 성취감이 있는 것. ‘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도 대단하다. 어떤 아이들은 똥을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분으로 여기는데, 자신의 ‘분신’을 관찰하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은가? 아이들이 ‘똥’, ‘방귀’, ‘뿡’ 같은 단어를 말하거나 관심을 보일 때 어른들의 반응도 영향이 있다.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아, 이런 말을 하면 싫어하는구나’ 나름 귀여운(?) 반항의 표시일 수도 있고, 어른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거나 제재하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반대로 똥을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는 자신의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우습지만 함부로 변기 물을 내리면 똥과 함께 자신도 없어질까 봐 두려워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이럴 때는 “이제 똥하고 안녕할까” 하는 식으로 아이를 안심시킨 후 변기 물을 내리도록. 이래저래 똥은 아이에게 중요한 의미다. 높은 곳에 기어이 올라가야겠니? 소파나 침대, 계단, 하다못해 바닥에 책 몇 권이라도 쌓여 있으면 꼭 그 위로 밟고 올라서는 것은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는 아이들의 ‘탐험 정신’에서 비롯된다. 시선이 높아짐으로써 평소 눈높이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니 얼마나 신기하겠는가. “다치면 어쩌려고 자꾸 올라가!”라는 엄마의 야단을 좀 듣더라도 업그레이드된 ‘뷰(view)’가 주는 즐거움을 포기할 만큼은 아닌 것이다. 좀 더 큰 후에는 ‘높은 곳’을 향하는 이유도 좀 달라진다. 지금의 자신보다 더 크고 강한 존재가 된다고 믿기 때문. 사실 대부분 아이들은 5~6살이 넘어도 위험에 대한 인지가 거의 없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바닥에 안전 매트를 깔고, 베란다에 쌓인 박스와 책을 치워두는 수밖에 말이다. 왜 친구의 장난감을 네 것이라고 우기니? 친구가 가진 장난감을 ‘내 거야’ 하며 달려드는 아이. 하지만 상대 아이인들 앉아서 당하겠는가? 티격태격하는 걸 발견했을 때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다. 분명 장난감은 친구의 것이었으니 엄마의 민망함이란…. 버릇없이 키운 것도 아닌데, 어째서 남의 것을 제 것이라고 우기는지 알 수가 없다.재미있게도 이 시기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자기 것’이라고 여긴다. 머릿속에 아예 다른 사람의 소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 그토록 당당하게 남의 것을 제 것인 양 빼앗으려고 달려드는 것도 이런 이유. 따라서 아이가 남의 물건을 제 것이라고 떼를 쓸 때 “네 것이 아니야” 라고 혼내면 아이는 몹시 억울하게도 제 것을 뺏긴 느낌에 사로잡힐 것이다. 따라서 “물론 네 것이면 좋지만 다른 친구 거란다” 하며 차분히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이 먼저다. |
자료제공 : 베스트베이비(http://www.ibestbaby.co.kr) 진행 : 한보미 기자 | 사진 : 오충석 | 디자인 : 김정진 모델 : 김태윤(5개월), 김준모(21개월), 이소율(2세) 도움말 : 서천석(서울 소아정신과 원장) 참고도서 : <아기두뇌읽기> (교양인 출판사) 의상협찬 : 알럽베베 |
'아이 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아 비만 막으려면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까? (0) | 2008.05.07 |
---|---|
아이가 말썽 피우는 이유는 부모에 대한 반항? (0) | 2008.05.07 |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다중지능 프로젝트 (0) | 2008.05.07 |
아가들의 옹알이 월령별 자극법 (0) | 2008.05.07 |
한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0) | 2008.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