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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에도 사랑이 흔들린다
꿈결이라고 하자
분명 바람은 죽지 않았고
누군가 흐느끼고 있었다
이끼 낀 돌담길을 돌아 나설때
달빛은 제발 추억은 두고 가라 했지만
차마 그리움만은 떨칠 수 없었다
그날 이후 기억할 수 없는 바람과
목련 꽃잎처럼 떨어져 간
애절한 세월 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울지 않았다
오늘 밤섬엔 밤나무가 없지만
겨울이면 어김없이
그 이름만으로도 철새가 오고
한강은 그리움으로 흘렀다
지천명의 나이에사
비로소 사랑이 흔들릴 때
어디선가 갈대가 울고 있음을 알았다
- 박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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